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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펄어비스, 중국 판호 획득…닫혀있던 문 열림 신호? 일시적 현상?

중국, 사드갈등 이후 한국게임 시장진출 막아
중단된 4년간 최대 17조5000억 원 규모 매출 소멸
"일시적인 판호발급 넘어 점차 확대되는 흐름으로 가지 않을까"
"주면 감사하고, 안주면 하염없이 쳐다만 봐야 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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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로부터 판호(신규게임 허가증)을 발급받았다. 굳게 닫혀있던 중국 시장의 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한편, 일시적인 움직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펄어비스는 29일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 판호를 발급받았다고 밝혔다. 현지 유통 및 서비스는 중국 게임 업체 ‘아이드림스카이’가 맡는다. 중국은 한국게임에 판호를 발급하더라도 직접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게임사에 현지운영을 맡기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2017년 사드 갈등 이후 한국 게임의 시장 진출을 막은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2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근 4년 만에 판호를 발급받아 화제가 됐다. 올해 2월에는 펄어비스의 해외 자회사 게임 ‘이브 에코스’, 핸드메이드 게임의 ‘룸즈:풀리지 않은 퍼즐’이 판호를 발급받았다.

 

게임업계는 중국 시장이 막히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국게임학회에 따르면 판호 발급이 중단된 4년 간 최소 10조 원, 최대 17조 5000억 원 규모의 매출이 소멸한 것으로 추정된다.

 

 

“긍정적이며 환영할 소식”...판호 발급 기대감 상승

 

이번 소식으로 게임업계에서는 중국이 빗장을 조금씩 풀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이날 신사옥에서 열린 ‘마블 퓨처 레볼루션’ 미디어쇼케이스에서 “한국 게임업계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긍정적이며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면서 “검은사막 이전에도 중국 판호가 2~3개 나왔지만, 소규모 개발사에 콘솔게임 위주라 정말 판호가 제대로 나오는지 의문이었다. 이제는 긍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이진호 엔씨소프트 홍보팀 매니저는 29일 본지에 “지난번 컴투스에 이어 펄어비스까지 판호를 받게 되면서, 일시적인 판호 발급을 넘어 점차 확대되는 흐름으로 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엔씨의 중국 판호 신청 상황에 관련해 이 매니저는 “2017년 엔씨가 중국에 판호를 신청했던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서비스를 종료한 게임이라 크게 의미가 없다. 다른 자사 게임의 판호를 신청하지는 않았다”고 부연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날 “아직 조심스럽지만, 컴투스 서머너즈워에 이어 새로운 판호가 발급되었다는 것 자체는 기존에 판호발급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던 때에 비하면 그래도 긍정적으로 봐야 하지 않나 싶다. 조금이지만 중국 내부에서도 어느 정도 기조가 변한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판호는 ‘천수답 농사’ 형국”...비관적 시선도

 

반면 아직 중국이 완전히 빗장을 연 것이 아니라는 비관적인 시선도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재 중국 판호는 ‘천수답 농사(벼농사에 필요한 물을 빗물에만 의존함)’ 형국이다. 중국 정부가 주면 감사하고, 안주면 하염없이 쳐다만 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은 찔끔찔끔 하나씩 판호를 던져주면서 한국 정부의 간을 보는 전략으로 가고 있다. 한미일 동맹에서 한국을 견인하는 것이 중국의 전략이고, 판호는 이를 위한 미끼”라고 지적했다.

 

컴투스 서머너즈워의 경우 판호발급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지만, 룸즈의 경우 일본 퍼블리셔를 거쳐 중국 게임사가 판호를 신청한 것이라 중국 현지에서는 판호 심사 당국이 한국게임인 것을 모르고 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 정도라는 것이 위 학회장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위 교수는 “이런 상태에서 감나무 밑에 앉아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면서 대형 게임사와 정부, 국회가 중국의 판호 차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수정 라인게임즈 홍보 담당자도 이날 본지에 “이번 판호발급이 본격적인 시장 진출로 이어질지는 추가 판호 발급 시점 등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