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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원 몸집 패션 플랫폼도 ‘가품 논란’에 몸살...“어딜 믿어야 하나”

무신사 '에센셜 티셔츠' 논란, 결국 가품판정
병행수입 위주 패션 플랫폼, 신뢰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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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몸집이 커지고 있지만, 신뢰도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2021년 매출 4667억 원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542억 원이다. 당해 연간 거래액은 전년 대비 약 90% 증가한 2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신규회원 증가, 스타일쉐어‧29CM 인수합병, 주요 입점 브랜드 등의 매출 증대가 실적을 견인했다. 무신사 스토어 회원수는 2021년 말 기준 1000만 명을 넘었고, 월간 순 이용자는 400만 명이다.

 

하지만 무신사는 최근 ‘에센셜 티셔츠 가품 논란’에 휩쓸리면서 소비자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았다.

 

무신사는 명품 판매 플랫폼 ‘무신사 부티크’에서 피어오브갓의 에센셜 티셔츠(3D 실리콘 아플리케 박시 티셔츠) 제품을 판매했는데, 이 제품이 중고거래 플랫폼인 네이버 크림(KREAM)에서 가품 판정을 받으면서 지난 1월 문제가 불거졌다.

 

양측은 티셔츠의 정품 여부를 둘러싸고 법적 조치를 예고하면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지만, 에센셜 미국 본사 측에서 이 제품을 가품으로 판단하면서 무신사가 체면을 구기게 됐다.

 

무신사는 지난 1일 공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사과하고 해당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이어 5일 해외 명품 검수 절차를 강화하기 위한 시스템 개선에 나서겠다고 알렸다.

 

 

병행수입하는 명품 플랫폼, 신뢰도에 타격입을라...검수 강화

 

패션 플랫폼 1위인 무신사가 가품 논란에 휘말리면서, 명품 패션 플랫폼 전반에 신뢰도 문제가 번질 조짐이 보인다. 최근 급격한 비대면 트렌드의 확산으로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 명품 플랫폼이 급성장한 바 있다.

 

다만 이들 대부분은 병행수입 방식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패션 아이템을 공급하고 있다. 병행수입이란 정식 수입업체가 아닌, 판권이 없는 일반 수입업자가 다른 유통경로를 거쳐 물건을 들여오는 것을 말한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중간 유통업체를 거치기 때문에 가품이 섞일 수 있다.

 

플랫폼들은 200% 보상제, 검수 강화, 24시간 모니터링 등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병행수입의 한계 때문에 태생적으로 가품 논란에서 100% 자유롭지 못하다.

 

더불어 신생 브랜드의 경우, 감정 노하우가 쌓이지 않아 정확한 검수가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

 

이 가운데 무신사는 브랜드의 공식 유통사가 아닌, 브랜드로부터 상품을 직접 공급받는 방식을 확대해 가품 문제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해외 부티크(도매업체)와 명품 브랜드 상품 거래 시 거래 업체의 신용도와 평판 확인, 수입 관련 서류 확인, 명품감정원을 통한 샘플 검수 등 기존에 운영하던 3단계 검수과정을 고도화해 가품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을 사전에 원천 차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관세청 산하 무역관련지식재산보호협회(TIPA)와 협력해 해외 명품 검수 절차를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무신사와 TIPA는 이르면 이달 안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가품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해당 부티크에 소명 요청 ▲TIPA 등 제3기관을 활용해 브랜드 상표 권리권자에 감정 의뢰 ▲결과에 따른 손해배상 및 위약금 부과 등 업체 제재 ▲고객 보상 실시 등 체계적 대응 프로세스를 구축해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발란은 명품 감정 기업 인수를 검토 중이다.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제휴해 NFT(대체불가능토큰)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도 추진한다. 트렌비는 업계 최대 자체 명품 감정 트레이닝 센터를 운영 중이다. 올해 안에 명품감정사를 기존 40명에서 100명으로 확충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청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6일 본지에 “MZ세대가 명품을 비롯한 패션 제품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구매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는데 정작 가품 논란은 끊이지 않으면서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면서 “공식 유통처 제품도 가품 판정을 받은 상황인데, 어떤 소비자가 100% 신뢰를 가지고 온라인에서 제품을 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신생 플랫폼들이 너도나도 ‘정품보장’을 외치고 있지만, 병행수입에 대한 물음표가 이어진다면 신세계인터내셔날, 삼성물산 등 기존 대형 유통업체의 플랫폼이나 오프라인 백화점이 더 힘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삼성물산은 ‘공식 수입업체’라는 장점을 내세워 제품에 블록체인 기반 정품 보증서를 발급하거나 시리얼 넘버를 부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