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7.4℃
  • 구름조금강릉 10.5℃
  • 구름많음서울 7.9℃
  • 구름많음대전 7.7℃
  • 흐림대구 9.1℃
  • 흐림울산 11.2℃
  • 구름많음광주 10.6℃
  • 흐림부산 11.9℃
  • 맑음고창 11.4℃
  • 구름많음제주 13.8℃
  • 흐림강화 7.8℃
  • 흐림보은 6.3℃
  • 구름조금금산 8.5℃
  • 구름많음강진군 11.7℃
  • 구름많음경주시 11.6℃
  • 흐림거제 12.3℃
기상청 제공

DEVICE platform

5G ‘세계 1위’ 명성에도 품질·서비스 비판 여전

사용 비율·다운로드 속도, 미국·중국 등 선진국 제쳐
중계기 설치 비율 저조...실질적인 품질 향상 외면 지적

URL복사

[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세계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한 지 3년이 됐지만 평가는 엇갈린다. 미국 등 선진국을 제치고 5G 점유율과 속도 면에서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을 얻은 반면 품질과 서비스는 아직도 멀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한국의 5G를 사용 인구 비율이 36%로 중국 21%, 미국 16.5% 등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다고 전했다. 이어 인터넷 속도 분석업체 스피드체크 조사에 따르면 작년 기준 한국이 전 세계 5G 다운로드 속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작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5G의 품질이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이통업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신고 기준 이통 3사의 5G 무선국 46만 대 가운데 기지국은 43만 대(94%)였지만 중계기는 3만 대(6%)에 그쳤다.

 

기지국은 실외 지역에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비로 주로 건물 외벽이나 옥상에 설치된다. 중계기는 기지국에서 발사한 전파가 도달하지 않는 실내 음영지역 품질 개선에 주로 쓰인다.

 

LTE와 비교해도 중계기 설치 비율은 현저히 떨어진다. 전체 무선국 231만 대 가운데 기지국은 155만 대(67%), 중계기는 76만 대(33%)였다. 이통사들이 5G 설비 구축을 확대했다고 홍보했지만 음영지역 해소와 속도 향상 등 실질적인 품질 향상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이통사들은 2019년 5G 서비스 상용화 당시 ‘5G는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홍보했지만 지난해 말 과기부가 공개한 품질 평가 결과 5G 다운로드 속도는 LTE의 5.3배 수준으로 기대 이하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LTE는 출시한지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3년밖에 안 된 5G와는 비교가 어렵다. 초반에는 옥외 기지국을 우선적으로 설치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중계기 설치 비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용자 66.1% "5G서 LTE로 전환할 의향 있다"

 

국내 이용자들의 5G 가입비율도 LTE에 비해 부진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G 가입자는 지난 2월 말 기준 2228만2967명으로 전체 무선 이용자((2G~5G, 7350만3472명)의 30.3%이다. LTE(4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비중은 64.9%(4770만7109명)로, 5G보다 두 배 이상 높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통신 소비자 중 5G 요금제와 품질이 마음에 들지 않아 LTE로 전환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66.1%에 달했다.

 

아직 개선이 필요함에도 이통사들의 5G 설비투자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5G 개통 첫해인 2019년 통신사들의 설비투자비는 9조5965억 원이었지만, 2020년 8조2758억 원, 지난해는 8조2024억 원으로 점차 쪼그라들고 있다.

 

비싼 요금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이동통신사와 알뜰폰의 5G 요금제 93개를 분석한 결과 100GB대 이상은 39개, 10GB대 이하는 54개였으나 20GB~100GB 사이의 중간요금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5G를 이용하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G 요금제 데이터 제공량은 평균 60.9GB인 반면 소비자들의 실제 사용량은 평균 31.1GB로 제공량의 절반에 불과했다.

 

참여연대, 민생경제연구소, 한국소비자연맹, 소비자시민모임 등 소비자시민단체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통신 공공성 강화와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등 정책을 인수위에 제안했다.

 

이날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5G 상용화 3년째지만 고가 요금제 위주로 설계돼 있어 소비자들은 실제 사용량에 비해 높은 요금제에 가입할 수밖에 없는 실정”라고 말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고가 5G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지만 아직도 5G 통화 품질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라며 “기업은 약속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함에도 서비스 품질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핑계만 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청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1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중저가요금제 신설 계획에 대한 질문에 "과기부가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정부 정책에 잘 협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