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3040세대 추억의 SNS, 싸이월드가 레트로 열풍을 타고 지자체 홈페이지로도 자리를 잡았다. 경기 고양시가 최근 제작한 '싸이월드 동 행정복지센터' 이야기다. 고양시는 싸이월드제트와 협업, 이번 달 20일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싸이월드 브랜드 미니홈피'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싸이월드는 2000년대 중후반 '국민 SNS'라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페이스북·인스타 등에 밀려 2020년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인 2022년 4월에 다시 문을 열자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서 앱 다운로드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휴면해제 회원이 약 700만 명에 달하며 주목을 받았다.

싸이월드의 부활을 알리는 최근 시점에서 지자체 최초로 이곳에 둥지를 튼 고양시의 소통창구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고양특례시 싸이월드 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가보았다.

'2D 이미지 가득' 미니 홈피...레트로 감성 자극

싸이월드 앱을 깔고 고양시 미니홈피를 찾았다. 2000년대 미니홈피는 PC에서 가능했다면, 2022년 이후의 미니홈피는 모바일로만 가능하다. URL 주소도 알 수 없고 검색창이 없어 난감했으나 <더보기>를 누르자 고양시 미니홈피 홍보 배너가 눈에 띄었다. 고양시와 일촌 맺기를 누르자 즉시 수락되었다.

'고양특례시 미니홈피' 타이틀의 홈페이지는 과거 미니홈피를 연상시키는 데에 무리가 없었다. 고양특례시 소개에 쓰인 특수문자도 2000년대 문자로 글을 꾸미던 감성을 그대로 나타냈다. 메타버스가 화두인 세상 속에서 대두 캐릭터가 가득한 2D 이미지를 보니 복고 감성은 물씬 살아났다. 고양특례시의 미니룸은 행정복지센터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다. 미니룸 안의 미니미라 불리는 캐릭터나 미니룸 자체를 눌렀을 때 다른 곳으로 연결되는 링크 기능은 없다. 그저 대문 이미지 역할에 충실하다. 미니룸 밑 'What Friends say' 타이틀 아래로 일촌평을 적을 수 있다.

고양시 박장우 SNS 홍보담당자는 본지에 "유튜브 등에서 유명한 '피식대학'의 '05학번is백'과 같은 레트로 콘텐츠에서도 싸이월드 감성이 주 소재로 다뤄지기도 한다. 싸이월드는 최근 많이 사용되는 SNS와는 다른 친밀감이 있다. 미니미, 미니룸 등을 꾸미고 나타내는 것은 인스타그램의 사진과는 또 다른 분위기"라고 밝혔다.

"더 많은 시민 만나고파" 대국민 채널 확장의 일환

고양시는 싸이월드 미니홈피 외에도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티스토리 등 대국민 온라인 홍보 창구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많은 홍보채널이 존재함에도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새로 개설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장우 담당자는 "더 많은 시민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함께하기 위한 채널의 확장을 위해서"라며 "시민들에게 더 친근하고 가깝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고 밝혔다.

고양시의 싸이월드는 20일 오픈일부터 1월 30일 현재 오후 10시 기준 2400명의 방문자를 기록했다. 1월 30일 하루만의 방문자는 125명이었다. 31일까지 방명록을 남기는 일촌들에게 복주머니 미니미를 주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오픈 이벤트가 끝나도 방문자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소식 관리가 필수로 보인다. 고양소식에는 총 8개의 소식이 올라와 있다. 모두 고양시청 블로그에 업로드되었던 포스팅이었다. 각각의 포스팅을 눌러 [자세히 보기]를 통해 연결된 사이트를 타고 들어가면 고양시청의 블로그 글로 연결된다. [자세히 보기]를 누르지 않은 채 모든 콘텐츠를 싸이월드에서 볼 수는 없다. 또한 모든 블로그 글이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되어 있지는 않았다.

고양시의 싸이월드 입성이 단순한 추억여행을 넘어, 대국민 소통창구 확대의 일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추억 속의 싸이월드를 활용해 시민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 새로운 양방향 소통 창구가 될 수 있는 'SNS소통행정'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