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8 (목)

  • 맑음동두천 26.2℃
  • 맑음강릉 26.3℃
  • 맑음서울 27.2℃
  • 박무대전 23.9℃
  • 구름많음대구 25.8℃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많음광주 25.7℃
  • 흐림부산 24.7℃
  • 구름많음고창 25.0℃
  • 구름많음제주 23.4℃
  • 맑음강화 25.3℃
  • 구름많음보은 23.2℃
  • 흐림금산 22.6℃
  • 맑음강진군 26.3℃
  • 맑음경주시 27.1℃
  • 구름많음거제 24.0℃
기상청 제공

금융

[증시] 해소된 불확실성과 여전히 남은 변수…2026년 하반기 코스피 전망

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코스피는 5월 15일 장중 8000선을 처음 돌파했다. 그리고 같은 날, 6.12% 급락으로 마감했다. 역사적 고점 돌파와 역사적 급락이 하루 안에 벌어진 것이다. 코스닥도 동반 5.14% 하락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7000선 돌파 이후 7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한 주 만에 20조 원 넘는 물량을 팔아치웠다. 개인이 같은 규모를 받아냈지만 지수 방어엔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 노조는 어제 밤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 파업 리스크라는 단기 불확실성 하나가 제거됐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하반기 증시가 안심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해소된 불확실성들

 

올해 상반기 증시를 끌어올린 힘은 불확실성의 연속적인 해소였다.

 

가장 큰 것은 미-이란 전쟁의 수습 국면이다. 2월 하메네이 제거 이후 호르무즈 봉쇄 위기가 고조됐지만, 현재는 휴전 기조가 유지되면서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2.7%로 올려 잡은 전제가 바로 이 시나리오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도 일단 봉합됐다. 18일 파업이 현실화됐을 경우 반도체 팹 가동 중단, 수율 회복 지연, 고객사 이탈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제거됐다. 파업 리스크가 걷히면서 외국인 자금의 추가 이탈 명분도 하나 줄었다.

 

미-중 관계도 변수다. 양국 간 무역 긴장이 일부 완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불안 심리가 줄어들고, 반도체를 포함한 수출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5월 14~15일 베이징에서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이 열렸다. 2017년 이후 8년 6개월 만의 재방문이었다. 회담 결과는 공동성명 없이 300억 달러 규모의 스몰딜 추진 합의, 무역이사회 설립, 4개 정기 고위급회담 체제 수립으로 마무리됐다. 구조적 갈등이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충돌을 막기 위한 가드레일을 재정비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9월 시진핑 방미, 11월 선전 APEC, 남아공 G20까지 연내 3차례 추가 정상급 만남이 예정된 상태다. 대만 무기 판매 결정이 임박해 있어 미중 관계의 단기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실적이라는 근거도 여전히 단단하다. IT 업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률이 15%에서 24%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며, 반도체와 AI 인프라 수요 확대가 이익 개선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글로벌 경쟁사 대비 극단적으로 고평가된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아직 남은 불확실성들

 

그러나 8000 돌파 당일 급락은 경고였다. 무엇이 시장을 흔들었는지를 보면 하반기 리스크의 윤곽이 나온다.

 

첫째, 금리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60%까지 치솟으며 최근 1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30년물 금리도 5%를 넘어섰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예상보다 강한 미국 물가 지표가 맞물리며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지면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원화 약세 압박이 커진다. 한국은행도 하반기 1회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말 한국 기준금리는 2.7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고 내수 소비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다.

 

둘째, 외국인 수급이다. 외국인은 코스피 7000선 돌파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냈다. 한 주 만에 20조 원이 빠져나갔다. 시장 자체를 부정적으로 본다기보다 차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성격이 강하다는 진단이 나오지만, 미국 채권금리가 오르는 환경에서 외국인이 다시 들어올 유인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셋째, 반도체 쏠림 구조다. 지수 상승이 여전히 소수 대형 IT·반도체 종목에 집중되는 구조적 한계가 지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승 기여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시가총액 하위 종목군에서는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더 많은 이분화 현상이 관측됐다. 코스피 8000이 반도체 두 종목 없이는 불가능한 숫자라는 구조는 그대로다.

 

넷째, 삼성전자 내부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다. 노사 잠정합의가 됐지만 조합원 찬반투표가 남아 있고, 합의 내용의 구체적 조건에 따라 수익성 압박이 달라진다. 노조 요구대로 새로운 성과급 기준이 제도화되면 삼성전자는 매 분기 막대한 상여금을 충당해야 하고, 주주환원에 대한 불만도 나올 수 있다. HBM4 수율 안정화도 완전히 해결된 문제가 아니다.

 

하반기 증시의 두 시나리오

 

낙관 시나리오는 이렇다. 미-이란 휴전이 공식화되고 유가가 추가 하락한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일부 관세 완화 합의가 나온다. 삼성전자 잠정합의가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하면서 반도체 수급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다. AI 수요 확대가 이어지며 3분기 실적 시즌에 또다시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온다. WGBI 편입 효과로 외국인 채권 자금이 들어오면서 원화가 강해진다. 이 흐름이라면 코스피 재차 8000선 탈환과 안착이 가능하다.

 

비관 시나리오는 다르다. 미국 물가가 잡히지 않아 금리 인하 기대가 완전히 사라지고 글로벌 채권금리 상승이 주식 밸류에이션을 압박한다. 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한국 물가와 경상수지에 이중 충격을 준다. 삼성전자 합의안이 성과급 부담 증가로 이어지면서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다. 외국인 이탈이 차익 실현 수준을 넘어 구조적 자금 이동으로 이어진다. 이 경우 코스피 7000선이 지지선이 될 수 있다.

 

지금 시장이 가장 필요한 것

 

피치는 AI 수요 확대에 따라 AI 메모리 수요층이 과거 호황보다 더 넓어졌다고 분석했다. 수요 기반 자체가 과거 반도체 사이클과 다르다는 뜻이다. 실적이라는 엔진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다만 8000 돌파 당일 급락이 보여준 것처럼, 지수가 높아질수록 차익 실현 압력도 커진다. 하반기 증시가 상반기 같은 속도로 오르기는 어렵다. 방향보다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이 하반기의 특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쏠림에서 다른 섹터로 순환매가 얼마나 넓게 퍼지느냐가, 이 상승장이 단순한 반도체 버블인지 아니면 한국 증시의 구조적 재평가인지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