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노트북과 개인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며 AI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용 플랫폼의 양산도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및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을 통해 AI PC용 칩과 노트북 플랫폼,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제품군을 잇달아 공개했다.
황 CEO는 이날 AI 노트북 플랫폼 ‘RTX 스파크’를 소개하며 “우리는 창작과 게이밍, 에이전트 AI를 위해 개인용 컴퓨터를 재발명하고 있다”며 “RTX 스파크는 새로운 개인용 컴퓨팅 혁명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RTX 스파크의 핵심은 엔비디아가 대만 반도체 설계업체 미디어텍과 공동 개발한 AI PC용 프로세서다. 엔비디아는 해당 칩을 통해 자사의 AI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PC 환경에서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사실상 처음으로 개인용 CPU 시장에 본격 진입한 것으로 평가하며, 인텔과 AMD 중심의 PC 프로세서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업계의 관심은 AI 성능을 뒷받침하는 메모리에 쏠리고 있다. RTX 스파크에는 총 128GB 규모의 대용량 LPDDR5X 메모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반 고성능 노트북보다 수 배 많은 수준으로, 온디바이스 AI와 에이전트 AI 구동을 위한 사양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9.6Gbps급 16GB LPDDR5X 메모리 8개가 적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용 GPU에서 활용해온 SoCaM(SoC Attached Memory) 구조를 AI PC에도 적용하면서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공급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정전자와 SK하이닉스 메모리 탑재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 계획도 함께 공개했다. 황 CEO는 차세대 AI 가속기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이 이미 본격적인 생산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베라 루빈에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가 적용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메모리 공급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가 AI 반도체 시장이 데이터센터 중심에서 개인용 기기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넘어 에이전트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AI 연산에 필요한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수요도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동안 AI 서버용 HBM 시장에서 성장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PC 확대에 따른 LPDDR5X 수요 증가라는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됐다. AI 서버와 AI PC라는 두 개의 성장 축이 동시에 형성되면서 국내 메모리 업계의 시장 영향력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황 CEO는 행사 기간 중 별도로 마련한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를 통해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과 만났다. 행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네이버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AI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