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중국 전기차 업계 1위 기업인 BYD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제조사가 직접 사고 책임을 부담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으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 경쟁에 불을 지폈다. 기술 경쟁을 넘어 '책임 경쟁' 시대를 선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왕촨푸 BYD 회장은 최근 중국 선전 본사에서 열린 지능형 주행 전략 발표회에서 "BYD의 최우선 목표는 교통사고 제로(0)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소비자가 안심하고 기술을 신뢰할 수 있도록 자율주행 시스템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은 BYD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BYD가 공개한 '도시 내비게이션 자율주행(City NOA) 안전 책임 보장' 제도는 업계 최초로 제조사가 자율주행 기능 사용 중 발생한 사고의 경제적 손실을 보상하는 프로그램이다. 운전자가 정상적으로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하던 중 사고가 발생하면 차량 수리비는 물론 상대방의 인명·재산 피해까지 포함한 손해를 회사가 부담한다.
이번 조치는 기존 주차 보조 기능에 한정됐던 책임 보장 범위를 도시·고속도로 자율주행 영역까지 확대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BYD는 별도의 가입 비용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며 보상 한도도 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사고 발생 시 자동차 보험료 할증 부담도 없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번 정책을 자율주행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승부수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나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사고 책임은 운전자에게 부과하고 있다. 반면 BYD는 기술에 대한 신뢰를 앞세워 책임까지 떠안겠다고 선언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BYD의 자신감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기술에서 나온다. 회사는 현재 '신의 눈(God's Eye)' 시스템이 탑재된 차량이 315만 대를 넘어섰으며, 매일 2억㎞ 이상의 주행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분야 연구개발 인력도 5000명 이상에 달한다.
AI 통해 잠재적 위협 요소 제거, 방어 운전 수행
신의 눈 시스템은 10여 개 이상의 고해상도 카메라와 라이다, 레이더를 활용해 차량 주변을 실시간으로 인식한다. 물리 기반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잠재적 위험 요소를 분석하고 방어 운전을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BYD의 이번 정책이 글로벌 자동차 및 보험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에는 사고 발생 시 운전자와 제조사, 소프트웨어 개발사, 보험사 간 책임 소재가 복잡해지는데, BYD가 제조사 책임을 선제적으로 수용하며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특히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자율주행 기능을 판매하면서도 사고 책임은 운전자에게 두고 있는 상황에서 BYD의 행보가 시장의 기준을 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제조사가 직접 사고 비용을 부담하는 만큼 향후 대규모 사고 발생 시 막대한 재정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BYD 역시 최근 중국 전기차 시장의 경쟁 심화 속에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어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