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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금 냈는데 반대매매…'전산오류' 키움증권, 투자자 '보상' 논란

전산오류로 증거금 입금 제때 반영 안돼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키움증권에서 투자자가 기한 내 증거금을 납입했음에도 전산 처리 지연으로 반대매매가 실행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회사는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보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보상 범위와 방식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금융소비자 보호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키움증권의 반대매매 해제 전산 처리 과정에서 일부 고객 계좌에 입금된 증거금이 제때 반영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추가 증거금을 정상적으로 납입한 고객 계좌에서도 반대매매가 실행됐다.

 

반대매매는 신용거래 투자자의 담보비율이 일정 기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증권사가 담보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제도다. 일반적으로 투자자가 지정된 시한까지 부족한 증거금을 입금하면 반대매매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이번 사고에서는 전산 처리 지연으로 정상 입금이 즉시 인식되지 않으면서 강제 매도가 이뤄졌다.

 

실제 피해를 입은 투자자 A씨는 반대매매 해소 시한인 오전 8시45분보다 8분 이른 오전 8시37분께 부족금 약 45만원을 입금했다. 그러나 장 시작과 함께 보유 중이던 OCI홀딩스 33주가 약 1200만원 규모로 반대매매됐다. 이후 전산상으로는 해당 계좌가 반대매매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키움증권은 피해 고객을 대상으로 보상 절차를 진행 중이다. 회사는 반대매매 체결가격과 고객이 동일한 종목을 다시 매수한 가격의 차액을 기본 보상 기준으로 적용하고, 고객 의사와 무관하게 발생한 반대매매에 따른 불편에 대해서도 추가 보상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대매매 이후 해당 주식 가격 11% 상승

 

그러나 투자자들은 해당 보상 기준이 실제 피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반대매매 이후 주가가 상승해 발생한 기회손실이나 강제 매도로 확정된 손실은 사실상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A씨가 보유했던 OCI홀딩스는 반대매매가 이뤄진 당일 전 거래일보다 11.08% 상승한 21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다음 날에는 장중 22만6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A씨는 "회사의 전산 오류만 아니었다면 계속 보유할 수 있었던 주식"이라며 "회사 실수로 발생한 피해를 투자자가 떠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키움증권의 반복되는 전산 장애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키움증권은 최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로그인 장애를 비롯해 해외주식 거래 접속 오류와 주문 체결 지연, 2020년 국제유가 마이너스 사태 당시 시스템 오류 등 여러 차례 전산 문제를 겪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지난해 전산장애 관련 민원은 1만2036건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금융감독원 분쟁조정 신청도 519건으로 전 분기 대비 21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고객의 귀책사유가 없는 전산 오류로 발생한 사고인 만큼 단순한 매매가격 차액 보상을 넘어 원상회복 원칙에 기반한 명확한 보상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역시 피해 투자자들의 민원을 접수하고 자율협의 절차를 안내하는 등 사고 경위를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