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이벤트 진행 중 지급 조건을 변경해 일부 이용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신청인들에게 1인당 10만원 상당의 거래수수료를 면제하라고 결정했다. 빗썸이 조정안을 수락할 경우 이번 보상은 집단분쟁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이벤트 참가자들에게도 확대될 수 있어 전체 배상 규모는 최대 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빗썸이 지난해 11월 진행한 'API 첫 거래 이벤트'를 둘러싼 분쟁이다. 당시 빗썸은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 거래를 처음 이용하는 고객이 이벤트를 신청하고 API 키를 발급받은 뒤 원화마켓에서 거래하면 거래수수료 전액 페이백과 API 연동 지원금 10만원을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API는 이용자가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시세 조회와 자산 확인, 매수·매도 주문 등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이다.
하지만 빗썸은 이벤트 진행 중 유의사항에 '이벤트 혜택만을 목적으로 하는 1회성 거래는 제외한다'는 내용을 추가했고, 이를 근거로 일부 이용자에 대한 지원금 지급을 거부했다. 거래수수료 페이백은 지급됐지만 API 연동 지원금은 받을 수 없게 되자 소비자들은 최초 공지된 조건을 충족했음에도 약속이 변경됐다며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민법상 '현상광고' 규정 따라 지원금 받을 권리"
위원회는 빗썸의 조치가 기존 공지사항을 보완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급 조건을 추가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신청인들이 이벤트 신청, API 키 발급, 원화마켓 거래 등 최초 공지된 조건을 모두 이행한 만큼 민법상 '현상광고' 규정에 따라 지원금을 받을 권리가 발생했다고 봤다. 현상광고는 일정한 행위를 한 사람에게 보수를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뒤 해당 행위가 완료되면 그 효력이 발생하는 제도다.
다만 위원회는 이벤트의 목적이 API 거래 활성화였다는 점과 빗썸이 다른 참가자들에 대한 보상 의사도 밝힌 점 등을 고려해 현금 대신 거래수수료 면제 방식의 배상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빗썸은 신청인들에게 기존 거래수수료율인 0.25%보다 낮은 0.04%를 적용해 12개월 동안 총 10만원 상당의 거래수수료를 면제해야 한다.
이번 집단분쟁조정에는 총 77명이 참여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1월 소비자피해 이슈 탐지 시스템을 통해 관련 피해를 확인한 뒤 집단분쟁조정 신청자를 모집했으며, 사건 접수와 심의를 거쳐 이번 조정 결정을 내렸다.
빗썸이 조정안을 수락하면 위원회는 보상계획서를 제출받아 집단분쟁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이벤트 참가자들에게도 동일한 기준의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벤트 참가자가 약 3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배상 규모는 약 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집단분쟁조정은 당사자가 조정안을 수락하면 법원의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