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처음으로 쿠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위원회는 개인정보 유출로 정신적 피해를 입은 신청인들에게 1인당 10만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으며, 쿠팡이 이를 받아들일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집단분쟁조정 사건에서 신청인 50명에게 현금 10만원 또는 쿠팡캐시 10만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조정안을 의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다. 지난해 12월 피해 소비자 50명이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고, 위원회는 지난 4월 조정 절차를 시작한 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 결과와 관련 판례 등을 검토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
위원회는 이름과 이메일, 전화번호, 주소뿐 아니라 배송지 정보, 공동현관 비밀번호, 주문내역 등 사생활과 밀접한 정보까지 유출된 점을 배상 책임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또 해커가 장기간 개인정보를 빼내 일부 이용자에게 직접 유출 사실을 알리는 이메일을 보내는 등 실제 악용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판단했다.
15일 이내 조정안 수락여부 결정해야
쿠팡은 유출된 개인정보와 범행에 사용된 기기를 모두 회수해 추가 유출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위원회는 이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개인정보 유출로 소비자들이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판단해 위자료 지급 책임을 인정했다.
배상액은 기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법원이 인정한 위자료 수준과 유출 정보의 민감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인당 10만원으로 정했다. 신청인은 현금 또는 쿠팡캐시 가운데 지급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관심은 쿠팡의 조정안 수용 여부다. 쿠팡과 신청인들은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위원회에 통보해야 한다. 양측이 모두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발생하지만, 쿠팡이 거부하면 조정은 성립하지 않으며 피해자들은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
쿠팡이 조정안을 받아들일 경우 집단분쟁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위원회는 쿠팡에 비신청 피해자에 대한 보상계획서 제출을 권고하는 후속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조정 결정은 신청인 50명에게만 직접 적용되며, 전체 피해자에게 동일한 금액을 지급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즉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피해 규모를 고려할 때 쿠팡이 조정안을 쉽게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 결과 이번 사고로 회원 약 3322만명과 비회원 최소 433만명 등 모두 3756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 계산으로 전체 피해자에게 1인당 10만원씩 지급할 경우 배상 규모는 약 3조7000억원을 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