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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삼전·닉스 동반 급등에 코스피 6600선 눈앞…"패닉이 진정 국면으로"

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12일 코스피가 장중 4%대 급등하며 6600선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6~7%대 강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올렸고, 오전 11시57분에는 코스피200선물 급등에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6000억원, 1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는 3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반대 포지션을 취했다.

 

이날 오후 1시14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92.06포인트(4.60%) 오른 6637.17을 기록 중이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7.62% 오른 25만7750원, SK하이닉스는 7.02% 상승한 152만5000원에 거래됐다. SK스퀘어(9.74%), 삼성전기(5.67%) 등 반도체 관련주 전반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한 달 새 7700에서 5000까지…롤러코스터 장세의 배경

 

이번 반등이 눈에 띄는 이유는 최근 한 달간 코스피가 겪은 변동성 때문이다. 7월 초 7700선을 넘봤던 지수는 같은 달 말 5000선 초반까지 밀렸다. AMD, 샌디스크 등 미국 AI 관련 기업들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뉴욕증시 반도체주가 일제히 흔들렸고, 그 충격이 고스란히 국내 증시로 옮겨붙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루 만에 각각 6%, 10% 넘게 빠지는 날도 있었고, 올해 들어서만 매도 사이드카가 24번째 발동되는 등 널뛰기 장세가 이어졌다.

 

시장을 관통한 키워드는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였다. AI 인프라 투자가 정점을 찍고 꺾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면서,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의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6~7월 평균 85선, 6월 말에는 95선까지 치솟았다. 통상 20~30선을 오가는 지표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준의 공포가 시장을 지배했던 셈이다.

 

진정 신호…미국발 반도체 훈풍이 다시 지수 밀어올려

 

분위기가 바뀐 건 최근 사흘이다. 간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음에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87% 오르며 홀로 강세를 보였다. 마이크론, 샌디스크, 시게이트 등 메모리·스토리지 관련주가 상승세를 이끌었고, 이 온기가 그대로 국내 증시로 넘어왔다. 엔비디아가 경량 AI 모델을 새로 내놓은 동시에 월가 큰손들과 5000억달러(약 710조원) 규모의 AI 인프라 자금조달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SK하이닉스는 개별 호재까지 겹쳤다. 일본 키옥시아의 간접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고, 자회사 솔리다임의 중국 내 설비투자가 재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낸드 시장 지배력 확대 기대가 커졌다. 이 영향으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4.70% 급등했다.

 

VKOSPI는 전날 11% 내린 61선까지 떨어지며 5월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6~7월 평균 85선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낮아진 수치로, 시장이 반영하던 극단적 공포가 상당 부분 걷혔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그렇다고 상승 랠리를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여전히 진행형이고,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배럴당 83달러대로 올라선 상태다. 여기에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임박해 있어, 결과에 따라 시장 심리가 다시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과 CPI 발표를 앞둔 경계심에도 필라델피아 반도체주의 상대적 강세와 과매도 인식이 지수 하방을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정상적으로 부풀었던 변동성이 주가보다 먼저 정상화되는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사흘 연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로 꼽힌다. 다만 한 달 전만 해도 지수를 끌어내렸던 반도체주가 이번엔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여전히 몇몇 대형주의 실적과 심리에 좌우되는 취약한 구조임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순환매가 얼마나 확산되느냐가 이후 장세의 지속성을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