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GPU 집적도가 빠르게 높아지는 가운데 LG CNS와 네이버클라우드가 차세대 액체냉각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기존 공랭식 냉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고성능 GPU의 발열을 액체로 직접 제어해 삼송 데이터센터를 대규모 AI 서비스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LG CNS는 네이버클라우드와 협력해 경기도 고양시 삼송 데이터센터에 직접 칩 냉각(DTC·Direct to Chip) 방식의 액체냉각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생성형 AI와 초거대 AI 모델 확산으로 GPU의 연산 성능과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의 냉각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추진됐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서버에서 발생한 열을 차가운 공기로 식히는 공랭식 냉각 방식을 주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AI 연산에 필요한 고성능 GPU를 하나의 랙에 대량으로 탑재하면서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공기만으로 처리하는 데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랭 방식이 대응할 수 있는 전력 밀도는 랙당 20~30킬로와트(kW) 수준이지만 최신 고성능 GPU 서버는 랙당 전력 밀도가 200kW 이상까지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적용되는 DTC는 냉각수가 흐르는 냉각판인 ‘콜드 플레이트’를 GPU 등 발열이 많은 칩에 직접 부착해 열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공기보다 열전달 효율이 높은 액체를 활용하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 고성능 GPU가 밀집된 AI 데이터센터의 발열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LG CNS와 네이버클라우드는 삼송 데이터센터에 DTC를 적용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초고성능 GPU ‘베라 루빈(Vera Rubin)’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
삼송 데이터센터에 도입될 베라 루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보유하고 네이버클라우드가 운영할 예정이다. 베라 루빈은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연산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GPU 플랫폼으로 기존 블랙웰 울트라보다 AI 추론 성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GPU 성능이 높아질수록 전력소비와 발열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냉각 기술은 향후 AI 데이터센터의 구축 규모와 운영 효율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에서는 냉각에 사용되는 전력 자체가 전체 운영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효율적인 냉각 시스템을 갖추면 GPU의 안정적인 성능 유지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을 높이고 운영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삼송 데이터센터는 총 수전용량 80메가와트(MW) 규모로 조성된다. LG CNS는 액체냉각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밀도 GPU 서버를 대규모로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이곳을 국내 AI 인프라의 주요 거점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GPU 서버를 설치하는 데이터센터를 넘어 AI 연산과 플랫폼, 서비스가 결합된 ‘AI 팩토리’로 확장하는 것도 목표다.
AI 팩토리는 GPU 서버와 전력, 냉각, 네트워크 등 물리적인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AI 플랫폼과 서비스를 결합해 대규모 AI 연산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생산·운영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양사는 내년까지 삼송 데이터센터의 액체냉각 인프라 구축과 실증을 완료할 계획이다.
LG CNS는 데이터센터 설계부터 구축, 운영까지 담당하는 DBO(Design·Build·Operation) 역량을 기반으로 액체냉각 설비뿐 아니라 GPU 서버 운영 환경과 전력 공급 체계, AI 플랫폼 운영 기반을 통합 구축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대규모 GPU 인프라와 AI 서비스를 운영해온 경험을 활용해 공공기관과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고성능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서 LG CNS는 삼송 데이터센터의 위탁운영을 맡았으며 네이버클라우드와 코로케이션 계약도 체결했다. 코로케이션은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전력·냉각·보안 등 설비를 갖춘 공간을 기업에 제공하고 고객사가 해당 공간에 자체 서버와 IT 장비를 운영하는 사업이다.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확대되면서 액체냉각 기술을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고성능 GPU의 전력 소비량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냉각하느냐가 GPU 확보 못지않게 AI 인프라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액체냉각 시장은 올해 약 40억7000만달러에서 2033년 약 276억50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LG CNS도 AI 데이터센터를 핵심 성장사업 가운데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 역량에 전력과 냉각, 클라우드·AI 플랫폼 기술을 결합해 AI 인프라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기존 공랭식과 액체냉각을 함께 활용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고밀도 GPU 환경에 최적화된 DTC 기술까지 확보함으로써 향후 국내외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조헌혁 LG CNS 데이터센터사업담당 상무는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이 AI 서비스 품질과 운영 효율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네이버클라우드와 협력해 LG CNS의 강점인 데이터센터 DBO 역량과 차세대 냉각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AI 생태계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를 지속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