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SK텔레콤과 업스테이지가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과 손잡고 한국의 사이버 위협 환경에 특화된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나선다. 실제 보안관제 현장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하고 개발된 모델을 다시 상용 환경에서 검증하는 구조를 구축해 위협 탐지부터 분석·대응·차단까지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다.
SK텔레콤은 업스테이지와 SK쉴더스, 안랩, 시큐아이 등 국내 주요 보안기업 9개사, 고려대·숭실대 산학협력단,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사이버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에 참여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SK텔레콤을 포함하면 이번 컨소시엄에는 총 14개 기관이 참여한다.
특히 최근 과기정통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2차 단계평가를 통과한 3개 팀 가운데 SK텔레콤과 업스테이지 등 2개 팀이 하나의 컨소시엄으로 뭉쳤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SK텔레콤과 업스테이지는 각각 개발해온 'A.X K'와 '솔라 오픈(Solar Open)' 계열의 독자 AI 모델을 기반으로 사이버 보안 업무에 특화된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컨소시엄 주관사로 전체 사업을 총괄하고 업스테이지와 함께 핵심 AI 모델 개발을 담당한다. 국내 사이버 환경에서 발생하는 위협 정보와 보안 데이터, 실제 관제 업무 특성 등을 모델에 반영해 범용 AI와 차별화된 보안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보안기업 9개사는 각 기업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데이터와 기술, 현장 운영 경험을 제공한다.
SK쉴더스와 이글루코퍼레이션은 보안관제와 위협 분석 분야를 담당하며 안랩과 지니언스는 단말 보안 및 악성코드 분석 분야에서 참여한다. 시큐아이와 지니언스는 네트워크·접근 통제 분야에서 모델을 실증한다.
라온시큐어와 스마트엠투엠, 파이오링크 등은 인증과 모의침투, 취약점 점검 등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제공한다. 에임인텔리전스는 개발된 AI 모델 자체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역할을 맡는다.
단순히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기업이 실제 운영하는 보안 제품과 관제 환경에 AI 모델을 적용해 성능을 검증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컨소시엄은 '개발→현장 실증→평가→재학습'으로 이어지는 순환형 모델 개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보안기업의 실제 운영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AI를 학습시키고, 개발된 모델을 상용 보안관제 환경에 적용한 뒤 성능과 한계를 점검한다. 여기서 나온 결과를 다시 학습 데이터와 모델 개선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사이버 공격이 갈수록 지능화·자동화되면서 보안업계에서도 AI 활용 필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기존 보안관제는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경보 가운데 실제 공격 가능성이 있는 위협을 사람이 분석하고 대응해야 해 전문 인력의 업무 부담이 큰 분야로 꼽힌다.
보안 특화 AI가 적용되면 대량의 보안 로그와 위협 정보를 빠르게 분석하고 의심스러운 공격 패턴을 선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AI 에이전트 기술까지 결합하면 단순 탐지를 넘어 공격 분석과 대응 방안 제시, 일부 차단·조치 업무까지 자동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궁극적으로 보안 전문가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반복적인 관제 업무를 AI가 처리하고 사람은 고난도 위협 분석과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는 'AI 기반 보안관제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학과 산업계도 모델의 신뢰성과 생태계 확산을 지원한다.
고려대와 숭실대 산학협력단은 개발 주체와 별도로 AI 모델의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AI·보안 융합 분야 전문인력 양성에도 참여한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는 개발된 기술과 사업 성과가 개별 참여기업에 머무르지 않고 국내 보안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보안기업 재직자 교육과 연계해 보안 분야의 AI 전환(AX)을 촉진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범용 생성형 AI 경쟁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산업별 전문 데이터를 학습한 '특화 AI' 개발을 확대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히 사이버보안은 국내 산업·공공 환경에 대한 이해와 한국어 기반 위협 정보, 관련 제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어 국산 특화 모델 확보의 중요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SK텔레콤은 향후 개발한 보안 특화 AI와 AI 에이전트를 결합해 기업과 공공기관의 보안관제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 보안산업의 AI 전환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조동연 SK텔레콤 AI 컨버전스 담당은 "국내 보안 현장의 데이터와 노하우를 국산 AI 모델에 담아 실전형 보안 AI 체계를 만들겠다"며 "국내 산학연이 함께 만든 역량으로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도록 보안 AI 생태계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