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한국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이어 하나은행에서도 동일한 외부인 사기 사건과 관련한 금융사고가 확인됐다. 세 은행이 공시한 사고금액만 700억원을 넘어서면서 금융권의 여신 심사와 사후관리 체계를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외부인에 의한 사기 혐의로 24억1738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발생 기간은 2023년 9월18일부터 올해 3월20일까지다. 하나은행은 이 가운데 최대 14억1738만원을 손실 예상 금액으로 추산했다.
하나은행이 사고를 인지한 경위도 주목된다. 자체 점검을 통해 사고를 먼저 찾아낸 것이 아니라 다른 금융기관의 금융사고 공시와 관련 언론 보도를 통해 사실을 파악했다. 현재 해당 거래처에서는 연체가 발생하지 않아 정상여신으로 분류돼 있으며, 사기 여부는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사고는 앞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에서 확인된 외부인 사기 사건과 동일한 건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관련 사고가 드러난 곳은 산업은행이다. 산업은행은 이달 초 기업금융 거래처의 사기 혐의와 관련해 583억4799만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22일 경찰청의 압수수색 통지와 방문 과정에서 사고 사실을 인지했다.
다만 산업은행이 공시한 583억원을 실제 손실액으로 보기는 어렵다. 공시된 사고금액은 해당 거래처에 실행한 여신 규모로, 담보가액이 반영되지 않은 금액이다. 현재 거래처의 연체도 없어 해당 여신은 정상으로 분류돼 있다.
산업은행은 채권 보전을 위해 담보물에 경비용역을 배치했으며 향후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확정되면 담보권을 실행해 채권 회수에 나설 계획이다. 은행 측은 상당 부분 담보를 확보하고 있어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실제 손실 규모는 공시된 사고금액보다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실예상액과는 구분 필요
담보 확보 여부 등 반영
이어 기업은행에서도 같은 사건과 관련한 금융사고가 확인됐다. 기업은행은 지난 20일 외부인 사기 혐의로 94억3971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발생 기간은 2021년 3월16일부터 올해 1월13일까지 약 4년10개월에 이른다. 기업은행 역시 다른 금융기관에 대한 수사 관련 사실을 인지한 뒤 금융사고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까지 추가되면서 동일 사건과 관련해 세 은행이 공시한 사고금액은 총 702억508만원으로 늘어났다. 산업은행 583억4799만원, 기업은행 94억3971만원, 하나은행 24억1738만원을 합산한 규모다.
다만 공시된 금융사고 금액과 은행들의 실제 손실액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산업은행의 경우 담보가 확보돼 있고 현재 정상여신으로 분류돼 있으며, 하나은행도 최대 예상 손실액을 사고금액보다 낮은 14억원대로 산정했다. 기업은행의 손실 예상액 역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사기 수법과 최종 피해 규모는 향후 수사와 각 은행의 채권 회수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특히 동일 사건이 국책은행 두 곳에 이어 시중은행에서도 확인되면서 금융권의 기업여신 심사와 사후관리 과정에서 동일한 사기 위험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