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내년 4월부터 은행을 이용하려면 지금보다 30분 늦게 찾아가야 할 전망이다. 은행 노사가 점포 개점 시간을 오전 9시에서 9시30분으로 늦추는 데 잠정 합의하면서다. 폐점 시간은 오후 4시로 유지돼 하루 영업시간은 기존 7시간에서 6시간30분으로 줄어든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산별 중앙교섭을 열고 은행 영업시간 단축 등을 담은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난 4월 첫 교섭에 들어간 지 약 5개월 만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내년 4월부터 은행 점포 개점 시간은 현행 오전 9시에서 오전 9시30분으로 30분 늦춰질 예정이다. 오후 4시인 폐점 시간은 그대로 유지한다.
현재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7시간인 은행 영업시간이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6시간30분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노사는 오전 9시 개점을 준비하기 위해 은행 직원들이 실제 영업 시작 시간보다 일찍 출근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에 따른 한시적 조치를 제외하면 은행권의 정규 영업시간이 변경되는 것은 18년 만이다.
은행권은 2009년 4월 영업시간을 오전 9시30분~오후 4시30분에서 오전 9시~오후 4시로 변경했다. 당시에는 개점과 폐점 시간을 모두 30분씩 앞당겨 하루 7시간의 영업시간 자체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번에는 다르다. 개점 시간만 30분 늦추고 폐점 시간은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고객이 은행 창구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실제로 하루 30분 줄어든다.
코로나19 확산 당시에도 은행 문을 오전 9시30분에 연 적이 있다. 은행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2021년 7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영업시간을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한시적으로 단축했다. 이번 합의는 감염병에 따른 임시 조치가 아니라 노사 교섭을 통해 정규 영업시간 자체를 조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자율출근제 신설, 육아지원제 확대 등
근무제도에도 변화가 생긴다. 노사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해 주 1시간 이내, 하루 최대 30분까지 출근 시간을 늦출 수 있는 자율 출근제를 신설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합의한 금요일 1시간 조기 퇴근제 정착을 위해 고객 업무 마감 제도인 '라스트콜'도 도입하기로 했다. 사용하지 못한 조기 퇴근 시간은 연간 이틀 한도에서 보상휴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임금 인상률은 총액 기준 3%로 잠정 합의했다. 청년 신규 채용 등을 위한 재원은 사측이 별도로 부담하기로 했다.
육아 지원 제도도 확대한다. 육아휴직 대상 직원의 자녀 연령 기준을 초등학교 6학년까지 확대하고,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직원에게 적용하는 근무시간 조정 제도도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금융노조가 요구해온 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 등 3대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계획 철회는 이번 잠정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금융노조는 29일 은행별 지부 대표자 회의를 열어 세부 합의 내용을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번 잠정 합의에 따라 30일로 예정됐던 2차 총파업은 철회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