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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계좌는 북적, 지갑은 홀쭉”…가상자산 시장서 28조원 증발

상반기 거래금액 44% 감소…거래소 영업손익 78% 급감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올해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평가총액과 거래 규모, 투자 대기자금이 일제히 줄었다. 거래 가능한 계정 수는 소폭 늘었지만 시장 평가총액은 반년 만에 28조원 넘게 감소했고, 거래소 영업손익도 80% 가까이 급감했다.

 

최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국내 가상자산 평가총액은 58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87조2000억원보다 28조3000억원, 약 33% 줄어든 규모다. 이번 조사는 가상자산사업자 26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거래 위축도 뚜렷했다. 상반기 총 거래금액은 555조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1001조원보다 44% 감소했다. 일평균 거래금액은 같은 기간 5조4000억원에서 3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투자 대기자금 성격의 원화예치금 역시 지난해 말 8조1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5조2000억원으로 35%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시장 수급 악화가 가상자산 시장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말 8만7509달러에서 올해 6월 말 5만8559달러로 33%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도 4416조원에서 3161조원으로 28% 줄었다.

 

거래 감소는 거래소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국내 17개 가상자산 거래소의 상반기 매출액은 5768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41% 감소했다. 영업손익은 3748억원에서 816억원으로 78% 급감했다. 원화마켓 거래소의 영업이익은 1018억원으로 74% 줄었으며, 코인마켓 거래소는 2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상장시장에서도 신규 진입은 줄고 퇴출은 늘었다. 거래소별 중복을 포함한 상반기 신규 거래지원은 135건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46% 감소했다. 반면 거래중단은 66건에서 108건으로 64% 증가했고, 유의종목 지정은 95건에서 139건으로 46% 늘었다.

 

거래중단 가상자산 약 89%는 한 거래소 단독상장

 

특히 거래중단이 단독상장 가상자산에 집중됐다. 중복을 제외한 거래중단 가상자산 76종 가운데 68종, 약 89%가 국내 거래소 한 곳에서만 거래되는 종목이었다.

 

6월 말 국내에서 유통되는 가상자산은 중복을 제외하고 673종으로 지난해 말보다 39종 줄었다. 이 가운데 단독상장 가상자산은 234종이었으며, 40%에 해당하는 93종은 평가총액이 1억원 이하였다. 금융당국은 이들 종목의 유동성 부족과 급격한 가격변동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규모가 줄어든 것과 달리 거래 가능한 계정 수는 소폭 증가했다. 고객확인(KYC)을 마친 개인·법인 계정은 1117만5000개로 지난해 말보다 약 4만9000개, 0.4% 늘었다. 다만 거래소별 계정을 단순 합산한 수치여서 중복 계정이 포함돼 있으며, 실제 투자자 수와는 차이가 있다.

 

보유 규모별로는 100만원 미만 계정이 863만개로 전체의 77.2%를 차지했다. 1000만원 이상 보유 계정 비중은 지난해 말 10%에서 8%로 낮아졌고, 1억원 이상 계정 비중도 1.5%에서 1%로 줄었다.

 

개인 이용자 계정의 연령별 비중은 40대가 26.9%로 가장 높았으며, 30대가 26.7%로 뒤를 이었다. 이어 50대 20.2%, 20대 이하 17.4%, 60대 이상 8.8% 순이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30대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40대가 근소하게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