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은행권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에 이어 하나은행과 BNK부산은행 등에서도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밝혔졌다. 인터넷·모바일뱅킹 외에 대출 조회와 직원 업무지원 등 주변 시스템이 공격 경로로 드러나면서 금융당국은 금융권 공동대응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지난 2일 외부 공격자가 영업지원시스템(ODS)에 비정상적으로 접근해 고객 89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확인된 유출 항목은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휴대전화번호, 직장명 등이다.
하나은행은 해당 시스템이 인터넷·모바일뱅킹 거래 시스템과 분리돼 있으며, 금융거래 정보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지난 1일 다른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해킹 시도를 인지한 뒤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에 보고하고 관련 IP와 유사 시스템을 긴급 차단했다.
ICT그룹과 금융소비자보호부 등이 참여하는 긴급 대응 태스크포스(TF)와 침해사고대응반도 가동했다. 피해 고객에게는 개별 통보를 진행하고 있으며, 개인정보 유출로 실제 피해가 발생하면 관련 규정에 따라 전액 보상할 방침이다.
같은 날 KB국민은행에서도 고객 119명의 개인·신용정보 유출이 확인됐다. 공격 대상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으로, 고객명과 전화번호, 주소, 암호화된 주민등록번호 등이 유출됐다. KB국민은행 역시 해당 시스템은 인터넷·모바일뱅킹과 별개라고 밝혔다.
BNK부산은행도 같은 날 오전 4시 30분께 외주 개발직원 11명의 성명과 전화번호, 생년월일, 이메일 주소 등이 웹페이지에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부산은행에서 확인된 피해 대상은 고객이 아닌 외주 직원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고객 약 2만5000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외부 공격자는 지난달 29~30일 모바일 홈페이지의 대출모집인용 간편 조회 서비스에 무단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 긴급 점검·위협정보 공유 지시
신한은행에서 유출된 정보에는 고객명과 전화번호, 연소득, 대출한도 등이 포함됐다. 일부 고객의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노출됐다. 단순 연락처를 넘어 소득과 대출 관련 정보까지 유출됐다는 점에서 피해 범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시기에 해킹 공격을 받았으나 개인정보 유출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사이 외부 접속 시도를 시스템에서 차단했으며, 정보 유출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공격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활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러 은행에 대한 접근 방식이 유사하다는 점 등이 근거로 거론된다. 다만 AI 활용 여부와 구체적인 침입 방식, 사고 간 연관성은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금융권 긴급 상황 대응 회의를 열고 은행·카드업권에 자체 보안 점검을 지시했다. 외부에 노출된 IT 자산과 서비스를 빠짐없이 파악하고, 인증 없이 내부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와 접근통제 현황을 점검하도록 했다.
공격에 사용된 IP 주소와 수법, 침해 시도 내역 등 위협정보도 관계기관과 금융회사 사이에 신속히 공유하기로 했다. 한 금융회사를 겨냥한 공격이 다른 회사에서도 반복될 수 있는 만큼, 개별 대응을 넘어 금융권 전체의 공동 점검과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