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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캐피달·저축은행까지 번졌다...금융권 덮친 ‘해킹 도미노’

현대캐피탈 모집인 146명 정보·예가람저축은행 약 4만명 유출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시중은행에서 시작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캐피탈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확산하면서 금융당국이 전 금융권에 비상을 걸었다. 금융당국은 당초 예정했던 자체 점검 결과 보고를 기다리지 않고 금융업권 협회장과 피해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을 긴급 소집해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은행·금융투자·보험·여신전문금융·저축은행·상호금융·가상자산·핀테크 등 금융업권별 협회장과 최근 침해사고가 발생한 금융사 CEO들이 참석하는 긴급 점검회의를 연다.

 

회의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직접 주재하고 금융감독원도 참석한다. 최근 발생한 금융권 보안사고 현황을 점검하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초 금융당국은 연휴가 끝나는 5일까지 각 금융회사가 자체 보안점검을 실시하도록 하고 오는 7일 결과를 보고받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중은행에 이어 현대캐피탈과 예가람저축은행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대응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해킹 피해는 은행권을 넘어 제2금융권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해외 인터넷주소(IP)를 통해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를 대상으로 한 공격이 발생해 모집인 146명의 일부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공격을 받은 페이지는 고객이 현대캐피탈 주택대출 모집인의 공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곳이다. 이름과 휴대전화번호, 이메일, 여신금융협회 등록번호뿐 아니라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내부 모집인번호와 주민등록번호까지 유출 정보에 포함됐다.

 

다만 현대캐피탈은 일반 고객의 개인정보가 빠져나가거나 내부 시스템에 접근한 정황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정보조회 공격인지 여부 역시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공격에 사용된 IP와 해당 페이지를 차단하고 사고대응 태스크포스(TFT)를 구성해 추가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도 사고 내용을 신고했다.

 

저축은행에서도 대규모 정보 유출 정황이 포착됐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지난달 30일 고객 개인정보가 포함된 서버에 신원 미상의 해커가 접근해 정보를 빼낸 정황을 확인했다. 유출된 정보에는 고객 성명과 생년월일, 연락처 등이 포함됐으며 피해 규모는 약 4만명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유출 규모는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앞서 은행권에서도 잇따라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신한은행에서는 약 2만5000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고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에서도 각각 89명과 119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BNK부산은행에서는 외주 개발직원 11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도 공격 시도가 있었지만 현재까지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된 피해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착수...공격 경로, 사건 연관성 들여다볼 듯

 

불과 며칠 사이 해킹 공격 대상이 시중은행에서 저축은행과 캐피탈사까지 넓어지면서 이번 사태는 개별 금융회사의 보안 문제를 넘어 금융권 전반의 공동 대응이 필요한 사안으로 번지고 있다.

 

경찰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수사대는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BNK부산은행 등 최근 해킹 피해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금융사를 둘러싼 동시다발적인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건 전 조사는 정식 수사에 착수하기에 앞서 범죄 혐의와 관련 정황을 확인하는 절차다. 아직 공격 주체가 특정되지 않은 만큼 경찰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공격 경로와 사건 간 연관성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격 가운데 일부는 AI를 활용한 해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각 금융회사에서 발생한 공격이 모두 동일한 수법이나 공격 주체에 의해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대캐피탈 역시 자사에 대한 공격에 AI가 활용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권의 관심은 추가 피해 여부로 향하고 있다. 공격 대상이 특정 은행이나 업권에 머물지 않고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전 금융업권을 대상으로 보안 취약점과 대응 체계를 다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