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취업 힘든데"...청년 일자리 집어삼킨 챗GPT

  • 등록 2025.11.02 14: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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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AI 노출 많은 업종서 청년 고용 집중 감소"
중장년층 일자리 늘어..."AI로 대체하기 힘든 일 맡기 때문"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한국은행은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내 노동시장에서 인공지능(AI) 도입 초기 청년층 고용이 크게 줄고, 중장년층 고용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챗GPT 등 생성형 AI에 많이 노출된 업종일수록 청년 고용 감소가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15~29세 청년층의 고용 변화를 국민연금 가입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3~4분위)에서 청년층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22년 7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청년층 일자리는 21만 1000개 줄었고, 이 중 20만 8000개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 속했다. 반면 50대 이상 중장년층 일자리는 같은 기간 20만 9000개 늘었으며, 이 중 14만 6000개가 AI 노출 업종에서 발생했다.


업종별로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에서 청년 고용이 11.2% 감소했고, 출판업(-20.4%), 전문 서비스업(-8.8%), 정보 서비스업(-23.8%)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이러한 차이를 “청년층은 AI가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정형화된 업무를 수행하는 반면, 중장년층은 조직 운영·대인 관계 등 AI로 대체하기 어려운 암묵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일을 맡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임금 측면에서는 단기적인 변화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임금 경직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임금 조정이 어려운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학습 플랫폼 체그, 388명 정리해고

 

보고서는 중장기적 전망도 제시했다. AI 확산으로 생산성이 향상되면 노동 수요가 늘고, 청년층이 새로운 산업 기회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스타트업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을 통해 청년층이 새로운 일자리 영역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사례에서도 AI 확산으로 인한 노동시장 변화가 확인된다. 미국 온라인 학습 플랫폼 체그는 생성형 AI와 구글 검색 방식 변화 등으로 학생 사용자 수와 매출이 급감하자 전체 인력의 약 45%인 388명을 정리해고했다. 기존 학생 대상 숙제 도우미 서비스 대신 기업 대상 B2B 직업 교육 시장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할 계획이다.


체그는 이번 감원으로 내년 비용을 1억~1억 1000만 달러(약 1430억원~1570억원)까지 줄이고, 신사업 부문에서 약 7000만 달러(약 1000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퇴직금 지급으로 단기적으로 1500만~1900만 달러(약 214억~271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다.

우혜정 기자 wclefnote@todayeconom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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