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매일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IT 서비스·디바이스를 다 체험해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투데이e코노믹> 기자가 독자 대신 직접 사용해 관련 정보를 제공해드립니다.
[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지역기반 휴대폰 가격비교 앱 '퍼스'를 체험해 보았다. 3100여 개의 매장에서 채팅으로 견적을 받을 수 있고 '싸게사는 꿀팁' 등 휴대폰에 관련한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갤럭시 Z 폴드4 가격 얼마인가요?" 낯선 휴대폰 매장을 들어가 견적만 받고 나오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보통 구입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휴대폰을 싸게판다는 소위 '성지'를 묻고 정보를 알아내야 하는 수고, 시간을 내서 휴대폰 매장을 둘러야 하는 수고, 판매하는 가격이 제대로 된 가격인지 비교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거친다. 이마저도 온라인 환경에 익숙치 않은 어르신들은 인근 매장에서 할인혜택 전혀 없이 오랜기간 약정에 묶여서 불합리한 계약을 하는 소위 '호갱'이 되기 일쑤다.
이럴 때 휴대폰 가격을 비교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휴대폰 가격 비교'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고고비, 알고사, 모비톡, 퍼스 등의 다양한 앱이 쏟아져 나온다. 기자는 이중 다운로드 수가 1만 회 이상되고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스타트업 기업으로 선정되어 지원받고 있는 '퍼스'를 다운받아 체험해 보았다.
퍼스는 휴대폰과 인터넷의 가격을 비교하는 O2O 플랫폼으로 휴대폰 판매점을 위한 솔루션 '제로노트'를 출시한 유앤소프트가 만든 앱이다. 휴대폰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2021년 8월 런칭했다.
휴대폰 성지 찾아주는 지역기반 플랫폼
퍼스는 온라인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처럼 지역기반 플랫폼이다. 위치기반 서비스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가까운 매장을 보여준다. 다른 휴대폰 가격비교 플랫폼과 차별되는 부분이다. 구입하기를 원하는 기종을 적어 몇 가지 물음에 답하면 견적요청서를 쉽게 만들 수 있었다. 총 1분도 걸리지 않았다. 내 기종은 따로 적지 않아도 알아서 기입이 된다. 기자는 SK텔레콤 기기변경, 최신폰인 갤럭시Z 폴드4 256GB의 견적요청서를 작성했다.
견적요청서를 작성한 후 매장들의 견적을 받아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우리동네 근처에 매장이 없습니다'란 메시지가 2초간 뜨다가, 인근 동네의 매장목록이 펼쳐졌다. 같은 동의 휴대폰 매장목록은 없었고 같은 구에 속한 이웃 동네들이었으나 모두 10~20분 정도 거리의 매장들이었다. 퍼스에는 8월 현재 총 3100여 개의 매장이 입점해 있다고 한다.
지역기반 플랫폼이라는 특성에 맞게 '우리동네 매장에만 있는 혜택모음'이라는 콘텐츠도 존재했다. '오늘의 할인폰' '공짜폰 모음' '인터넷 혜택' '재고 확보' 등의 카테고리가 있었지만 1~2개의 매장밖에 참여하지 않아 활성화 되어 있지는 않았다.
퍼스 추천매장에서 수분내 견적서.. 지역매장에선 반응 없어
우선 기자의 집과 인접한 매장들을 체크해 작성한 견적요청서를 보냈으나, 수시간이 지나도 응답은 없었다. 다시 '퍼스 추천매장'의 목록의 매장들을 체크해 견적요청서를 보내니 수분내로 견적서가 왔다. 퍼스 추천매장은 보통 응답률이 90% 이상의 매장이었다. 매장에서 견적서를 보내니 기자의 카카오톡에 견적서가 도착했다는 알림이 왔다.
배달된 견적서를 보니 매장특별할인금액과 단말정보가 제공되어 일목요연하게 비교하기 용이했다. 매장들이 쉬쉬한다는 '할부원금'도 기재되어 있었다. 월 할부금은 보통 24개월 기준이었는데, 한 매장에서 48개월로 설정해놓은 곳도 있었다. 단순 월 납부금액만 비교하여 납부금액이 12만4280원이 가장 저렴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실수를 할 뻔했으나 기간유지 이후 금액을 따져 계산하면 월 납부금액은 달라지기도 했다. 즉, 일정기간이 지나 요금제 변경이 가능한 매장이 있으므로 완전히 동일한 조건은 아니었다. 다양한 견적서를 받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조건을 고를 수 있다는 점이 편리했다.
'싸게사는 꿀팁' 등 휴대폰 콘텐츠 제공
휴대폰 가격비교 플랫폼이지만 단순히 매장을 연결하는 역할에 그치지는 않았다. '오늘부터 할인하는 휴대폰' 같은 직접적인 휴대폰 판매내용도 있었지만 '나에게 딱 맞는 IT잇템' '휴대폰 싸게 사는 꿀팁' 콘텐츠를 두어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했다. '휴대폰 싸게 사는 꿀팁'에는 할부원금, 인터넷 사은품, 성지에 대한 펙트 체크같은 소비자들이 궁금해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같은 내용이 퍼스 SNS에도 게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3100여 개 매장 입점…입점 매장 점차 늘 예정
퍼스는 온라인상에서 지역매장의 다양한 견적서를 받게해주어 저렴한 휴대폰을 찾아헤매는 발품을 줄여주는 장점을 가진 플랫폼이다. 이러한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해주는 점을 인정받아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지원하는 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휴대폰 판매대리점은 1만8000여 개에 달하고(2000년 국세청 자료 기준) 퍼스에 입점한 매장은 3000여 개에 불과해 자칫 일부의 데이터만 가지고 가격비교를 하기에는 '우물안 개구리'가 될 우려가 됐다.
이에 대해 유앤소프트가 퍼스와 함께 운영중인 제로노트의 김진호 팀장은 22일 본지와의 통화에 "제로노트에 가입되어 있는 6000여 개의 매장 중 절반이 넘는 매장이 퍼스에 가입했다. 제로노트와 퍼스가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공유하는 등 호환성이 좋다. 나머지 매장들도 점차 퍼스에 가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퍼스를 만든 유앤소프트의 김상윤 대표는 대형 매장과 지사를 운영하는 등 10년 넘게 통신업계에 종사하면서 통신시장이 소비자들에게 어렵고 복잡한 곳이라는 고민에서 회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휴대폰 유통이 단순히 단말기 가격뿐만 아니라 요금제, 공시지원, 선택 약정, 결합할인, 제휴카드 이외에 여러가지 요소가 결합된 복합상품이라 소비자의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것이다. 김진호 팀장은 "복잡한 요금제로 속아 고객이 호갱이 되는 것을 막자는 것이 설립 취지"라고 부연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