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되며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 증권업 진출과 보험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한 성과가 높게 평가된 가운데, 향후 3년은 외형 확장을 넘어 질적 성장과 그룹 시너지 창출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29일 서울 모처에서 회의를 열고 임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임추위는 임 회장을 비롯해 정진완 우리은행장과 외부 후보 2명 등 총 4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23년 3월 취임한 임 회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이 확정될 경우 임기를 3년 연장하게 된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임 회장은 2028년까지 우리금융을 이끌게 된다.
“종합금융 포트폴리오 완성”…성과 중심 평가
이강행 임추위원장은 임 회장 추천 배경에 대해 “재임 기간 동안 증권업 진출과 보험사 인수에 성공하며 우리금융의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은행 의존도가 높았던 우리금융은 증권·보험을 포함한 비은행 부문을 갖추며 경쟁 금융지주들과의 구조적 격차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다.
자본력 개선도 주요 성과로 꼽혔다. 임추위는 “타 금융그룹 대비 열위였던 보통주자본비율(CET1) 격차를 좁히며 재무 안정성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규모 M&A 이후에도 건전성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임추위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시가총액을 2배 이상 확대했고, 기업문화 혁신을 통해 그룹 신뢰도를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활용 등 주주친화 정책이 시장의 재평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비전·리더십·신망” 종합 평가
임추위는 임 회장의 리더십과 경영 철학 역시 연임 결정의 주요 배경으로 제시했다. 이강행 위원장은 “임 회장이 제시한 비전과 방향이 명확하고 구체적이었으며, 경영승계 계획에서 정한 우리금융의 리더상에 부합했다”고 밝혔다.
또 “금융당국과 시장, 내부 구성원 등 내외부 신망이 두터운 점도 높이 평가됐다”며 “재임 3년간의 성과 전반이 임추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연임 이후 과제…‘확장’에서 ‘안착’으로
임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향후 3년은 우리금융이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실질적인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 기여도를 끌어올리고, 은행과의 시너지를 본격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아울러 금리 변동성 확대, 가계부채 관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 금융환경 불확실성 속에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AI 기반 금융 서비스 경쟁력 강화 역시 중장기 숙제로 지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의 연임은 우리금융이 ‘체제 완성’ 단계에서 ‘질적 성장’ 단계로 넘어가겠다는 신호”라며 “비은행 강화 이후 실적과 시너지로 시장의 기대에 답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한편 임 회장의 연임 여부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주총을 통과할 경우 임 회장은 종합금융그룹으로 재편된 우리금융의 두 번째 도약기를 책임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