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KT가 해킹 사고에 따른 후속 조치로 전 고객 대상 해지 위약금 면제를 시행하면서 번호이동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위약금 면제가 적용된 지난해 12월 31일 하루 동안 KT 망에서 이탈한 가입자는 총 1만14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784명이 SK텔레콤으로 이동했으며, LG유플러스로는 1880명, 알뜰폰(MVNO) 사업자로는 2478명이 번호를 옮겼다.
같은 날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3만5595건을 기록했다. 이는 위약금 면제 시행 이전 하루 평균 번호이동 규모인 1만5000여 건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번호이동 증가 흐름은 월 단위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번호이동 건수는 59만3723건으로 전달 대비 7.5%, 전년 동월 대비 12.5% 늘었다. 통신업계는 KT와 LG유플러스의 해킹 사고 이후 KT 위약금 면제가 시행되며 번호이동 시장이 다시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SKT, 재가입 시 가입기간과 멤버십 듬급 복구
LGU, 유심 이동 시 단말기 교체 추가 지원금
경쟁사들은 KT 이탈 수요를 겨냥한 마케팅에 나섰다. SK텔레콤은 해지 고객이 재가입할 경우 가입 기간과 멤버십 등급을 복구해주는 조건을 제시했고, LG유플러스는 유심 이동 후 일정 기간이 지나 단말기를 교체하면 추가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안을 내놨다.
유통 현장에서는 보조금도 확대되고 있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갤럭시Z플립7 등 비교적 최신 스마트폰을 번호이동 조건으로 낮은 실구매가에 판매하고 있으며, 통신사 간 지원금 격차도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KT도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최고경영자 교체 국면에 있어 경쟁사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신년 마케팅 예산이 이미 편성된 데다, 단말기유통법 폐지 이후 보조금 집행에 대한 제약이 줄어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KT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가입자 이탈 규모가 과거 사례를 웃돌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약 16만6000명의 가입자가 이탈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