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SK텔레콤이 주축이 된 정예 개발팀이 선보인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A.X K1(에이닷엑스 케이원)’이 공개 직후 국내외 개발자와 연구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으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11일 A.X K1의 기술 보고서를 공개한 지 나흘 만에 모델 다운로드 수가 8천800여 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에서 공개된 초거대 AI 모델 가운데 이례적인 반응으로, 오픈소스 기반 전략과 성능 경쟁력이 결합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A.X K1은 국내 최초로 5천억 개(500B) 이상의 매개변수를 갖춘 초거대 AI 모델이다. 주요 글로벌 벤치마크에서 딥시크(DeepSeek) V3.1 등 해외 대형 모델과 유사하거나 일부 항목에서는 앞선 성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한국 기업도 독자 기술로 글로벌 수준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A.X K1이 자유로운 사용과 배포가 가능한 ‘아파치 2.0(Apache 2.0)’ 라이선스로 공개된 점이 확산 속도를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기업과 연구기관, 스타트업은 물론 개인 개발자도 별도 제약 없이 활용할 수 있어, 향후 다양한 응용 서비스와 연구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AI 커뮤니티의 반응도 주목된다. 대표적인 AI 개발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 Face)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클렘 들랑그는 최근 링크트인 게시글을 통해 “한국이 허깅페이스에서 인기 있는 AI 모델 3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A.X K1과 LG AI연구원의 ‘K-엑사원 236B-A23B’, 업스테이지의 ‘솔라 오픈 160B’를 함께 소개했다. 해당 게시물은 엔비디아가 재게시하며 한국 기업들의 AI 성과에 힘을 실었다.
미국 비영리 AI 연구기관 에포크(Epoch) AI 역시 최근 ‘주목할 만한 AI 모델’ 목록에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한 5개 모델을 등재했다. A.X K1을 포함한 이들 모델은 기술적 완성도와 국가 AI 전략 차원에서의 의미를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A.X K1을 단순한 단일 모델이 아닌, 국가 AI 생태계를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회사 측은 올해부터 텍스트 중심 모델에 이미지·음성·영상 등 다차원 정보를 이해하고 추론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능을 순차적으로 추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조(兆) 단위 매개변수 규모로 모델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통신, 미디어, 제조, 공공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활용 가능한 범용 AI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X K1을 국가 AI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목표”라며 “국내 AI 기술 자립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X K1의 빠른 확산이 한국 AI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중심의 초거대 AI 경쟁 구도 속에서, 국내 기업 주도의 개방형 파운데이션 모델이 자리 잡을 경우 스타트업과 연구기관, 공공 부문 전반의 AI 활용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