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제미나이야, 뉴욕 타임스퀘어로 가줘~"
갤럭시 XR을 쓰고 구글지도를 켠 상태에서 AI 제미나이에게 뉴욕 타임스퀘어를 가달라고 요청하니 순식간에 뉴욕 타임스퀘어가 입체감있게 나타났다. 이머전시 뷰라 불리는 몰입형 뷰를 선택하니 3D 화면이 생생하게 펼쳐졌다. "와~" 하며 진한 감탄을 내뱉자 XR 기기 체험을 도와주던 삼성스토어 관계자는 "다들 그런 반응을 보인다"며 익숙하다는 듯이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2일 헤드셋 형태의 갤럭시XR을 출시했다.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이 공동 개발했다. 기자는 갤럭시XR을 체험하기 위해 대전 삼성스토어 신세계점을 찾았다. 갤럭시XR은 반드시 삼성닷컴을 통해 예약을 해야 체험할 수 있다. 예약은 시간대별로 다음달까지도 빽빽하게 차있었다. 삼성스토어 관계자는 콘텐츠 개발자 등 업계 관계자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예약을 진행한다 설명했다.
고글을 닮은 외관... 길게 연결된 배터리
커다란 고글을 닮은 헤드셋은 머리에 쓰고 뒷편의 동그란 단추를 돌려서 머리크기에 맞췄다. 제대로 맞추지 않으면 초점이 맞지 않아 시야가 깨끗하지 않았다. 휴대용 보조 배터리를 닮은 XR 배터리가 헤드셋에 줄로 길게 연결되어 있었다. 배터리는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바로 전원이 꺼지기 때문에 헤드셋과 한몸처럼 붙어있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무게는 545g이다. 비슷한 XR 기기인 메타 퀘스트3의 515g 보다는 무겁고 애플 비전프로의 650g 보다는 가볍다. 30여분 체험하는 동안 무겁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안경을 쓴 것처럼 가볍지는 않았고 이물감은 충분히 느껴졌다. 하지만 체험하는 동안 목이 아프거나 하지는 않았다.
눈으로, 손으로 제어
갤럭시XR은 기자의 시선과 손을 인식해 앱을 인식했다. 착용자의 눈동자를 추적하는 카메라와 센서가 장착돼 있다. 다만 기자의 어색한 얼굴 각도처리가 문제였는지 커서가 잘 나타나지 않아 애를 먹었다. 체험을 도와주던 관계자는 기자의 얼굴을 계속 아래로 내려달라 요청했다.
또한 엄지와 검지 손가락 두 개를 붙였다가 떼는 핀치 동작을 통해 화면을 제어할 수 있다. 손을 맞댄 상태에서 손가락을 아래 위로 찢으면 화면을 확대할 수 있다. 두 손가락을 균형있게 찢지 못하고 검지 손가락의 힘이 더 들어갔는지 화면이 확대가 안되고 자꾸 뒤로 밀리기도 했다.
360도 회전 가능.. 실감나는 '몰입형 뷰' 체험
제일 만족스러웠던 체험은 구글 맵을 통한 몰입형 뷰 체험이었다. 헤드셋의 오른쪽 상단버튼을 길게 누르면 제미나이를 호출할 수 있다. 구글맵을 켜고 제미나이에게 원하는 장소를 말하면 해당 장소를 3D로 입체감 있게 볼 수 있다. 화질이 좋고, 360도로 회전이 가능하여 고개를 돌리며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스트리트뷰를 선택하면 3D가 아닌 현실 로드뷰로 전환이 가능했다.
"뉴욕 맨하튼으로 가줘" 하니 맨하튼의 고층빌딩이 가득한 항공뷰가 나타났고, "뉴욕 타임스퀘어로 가줘" 하니 순식간에 타임스퀘어로 이동했다.
유튜브, 넷플릭스, 갤러리, 구글 포토 앱도 갤럭시XR로 접근할 수 있다. 구글 포토 앱의 경우 기존 일반 사진을 AI로 3D 공간감이 있는 이미지로 변환해서 감상할 수 있었다. 갤러리에 있는 평범한 사진들이 입체적으로 몰입감 있게 변형을 한다.
유튜브, 넷플릭스도 갤럭시 XR로 감상이 가능했는데 3D용 콘텐츠는 많지 않아 굳이 XR기기로 볼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제미나이·써클 투 서치... AI 활용성
빅스비, 시리를 불러 명령하듯 "제미나이야 ~해줘"라고 말할 수 있다. 구글맵을 통해 순식간에 이동한 뉴욕 거리에서 "이 근처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 찾아줘" 하는 식이다.
요청을 들은 제미나이는 구글지도에 해당 식당을 표시해줬다. 체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음성 명령을 통해 원하는 이미지나 영상도 만들어준다고 한다. 또한 눈 앞에 현실 장면이 그대로 보이는 '패스 스루' 상태에서는 서클 투 서치를 활용해 눈앞에 있는 사물에 대한 정보도 즉시 검색할 수 있다고 한다.
한국 기업에 의한, 한국 사람을 위한 VR 기기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이 공동 개발한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인에게 익숙한 플랫폼을 많이 활용할 수 있어 한국사람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한국인에게 익숙한 유튜브, 넷플릭스, 구글 지도, 제미나이, 플레이스토어를 비롯하여 네이버 치지직도 활용 가능하다.
다만 아직 갤럭시 XR 체험을 충분히 즐길 콘텐츠는 부족해 보였다. 예를 들면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앱에서도 갤럭시XR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는 많이 찾지 못했다. 삼성스토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체험오시는 분들 중 콘텐츠 관련한 업계 관계자도 많이 있었다. 앞으로 XR 기계에서 볼 수 있는 360도 볼 수 있는 3D 콘텐츠들도 점점 많이 나올 것이다"며 기대감을 비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