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구역 대신 걷는 로봇…보스턴다이나믹스 ‘스팟’, 영국 핵시설 해체 현장 투입

  • 등록 2026.02.11 11: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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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영국 원자력 시설 해체 현장에서 핵심 점검 장비로 활용되며 산업 안전과 효율성 개선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위험 구역에서 데이터 수집과 방사선 검사까지 수행하며, 로봇 기반 산업 작업의 현실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영국 원자력 시설 해체 당국(NDA) 산하 공기업 셀라필드(Sellafield Ltd)는 최근 스팟을 핵시설 해체 작업에 투입해 운영 중이라고 공개했다. 셀라필드는 방사성 폐기물 관리와 시설 해체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방사선 노출 위험과 복잡한 내부 구조로 인해 작업자 접근이 제한되는 환경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정확한 현장 데이터 확보는 필수적이지만 작업자 안전 확보가 늘 과제로 남아 있었다. 셀라필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 기반 현장 점검 체계를 도입했고, 스팟을 활용해 원격 점검과 데이터 수집을 수행하고 있다.

 

현장에 투입된 스팟은 핵시설 환경에 맞춰 다양한 센서를 장착했다. 360도 영상 촬영과 3D 라이다(LiDAR) 스캐닝을 통해 구조를 정밀하게 파악하며, 관리자는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으로 현장을 원격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감마선과 알파선을 측정하는 방사선 특성화 작업을 수행하고, 최근에는 오염 여부 확인을 위한 시료 채취 시험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이 작업들은 기존에 사람이 직접 수행해야 했던 영역으로, 스팟 도입 이후 작업자의 위험 노출이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로봇은 장시간 현장 점검이 가능해 해체 작업 속도 또한 향상됐다. 개인 보호 장비(PPE) 사용 감소로 폐기물이 줄어드는 효과도 나타났으며, 고품질 실시간 데이터 확보를 통해 의사결정 속도와 운영 효율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셀라필드는 이번 프로젝트가 보스턴다이나믹스와 로봇 솔루션 개발 기업, 시스템 통합 전문 기업, 영국 로봇·AI 협업 조직(RAICo) 간 협력을 통해 추진됐다고 밝혔다. 2021년 시험 운용을 시작으로 복잡 환경 검증을 거쳐, 2024년에는 고위험 방사능 구역 점검까지 확대됐다. 2025년에는 발전소 허가 구역 외부에서 완전 원격 시연을 성공하며 작업자와 현장을 분리한 운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영국 BBC 역시 셀라필드의 스팟 기반 시료 채취 시험을 보도하며, 작업자가 위험 구역에 직접 진입하지 않고도 방사선 모니터링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적 진전을 강조했다. 셀라필드 관계자는 BBC를 통해 “스팟은 위험 구역에 민첩하게 진입하며 정밀 제어가 가능하다”며 “시설 해체 작업의 안전성과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비롯해 스팟, 물류 로봇 ‘스트레치’ 등을 선보이며 위험 작업을 로봇이 수행하고 인간은 감독과 의사결정에 집중하는 미래 산업 비전을 제시했다.

 

현재 스팟은 에너지, 철강, 식품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감지·검사·순찰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개최한 행사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 프로덕트 세이프티 총괄 페데리코 비첸티니는 “스팟은 설비 이상을 사전에 감지해 재무적 손실을 예방하는 실질적 가치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 생산 라인에서는 스팟이 고장 부위를 촬영해 관리자에게 즉시 전달했고, 이를 통해 대규모 손실을 방지한 사례도 소개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셀라필드 사례가 로봇이 고위험 산업 환경에서 인간을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안전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현실적 해법을 보여준 사례로 보고 있다. 로봇 기술이 산업 현장의 표준 장비로 자리 잡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혜진 기자 00700hj@todayeconom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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