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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TV 광고도 점령?…영향력 커지는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

소속사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 백승엽 대표와 인터뷰
"MZ세대 소통의 솔루션 될 수 있겠다는 확신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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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뜨거운 이슈를 시원히 설명해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았습니다. 최근 ‘가상인간’들이 MZ세대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진짜’ 인간 인플루언서들도 많은데, 왜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주목받고 있을까요. 이들은 어떻게 탄생했고 어떻게 발전해나가게 될까요. 활발히 활동 중인 가상인간의 ‘아버지’들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투데이e코노믹 = 이지혜 기자] 외형만큼이나 정교한 설정을 가진 가상 인플루언서들의 등장. 현재 가상 인플루언서는 전 세계 145명에 달한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비지니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가 기업들이 인플루언서에게 쓰는 마케팅 비용이 2022년 150억 달러(약 17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 가운데, 가상 인플루언서도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일례로 가상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Lil Miquela)’는 지난해에만 1170만 달러(130억 원)를 끌어모았다.

 

국내에서도 가상 인플루언서의 활동이 활발하다. 지난해부터 활동 중인 국내 최초의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는 최근 신한라이프의 TV 광고 모델로 발탁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3D 기술로 제작된 22세의 여성으로, 여행, 서핑, 클라이밍 등 다양한 취미생활에 관심이 있고 환경 캠페인에도 적극적이다. 171cm의 큰 키에 모델 체형으로, 지난 3월에는 단독 패션 화보를 찍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2만 명을 넘겼다.

 

로지를 제작한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의 백승엽 대표는 8일 “로지는 같은 날 파리와 뉴욕, 서울에서 동시에 촬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 모델은 시공간의 제약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가상인간은 시간이 지나도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또 개인 사생활 리스크가 전혀 없다”고도 덧붙였다.

 

백 대표는 “메타버스 안에서 소통의 역할은 다양한 모습의 모델 캐릭터가 될 것”이라면서 “메타버스라는 공간 안에서 개인이 모두 버추얼 휴먼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Q1. ‘가상인간’, 버츄얼 모델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해외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를 살펴보는 중 ‘세계 패션계에 충격을 준 새로운 셀럽들의 등장’이라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2018년 해외명품 브랜드 ‘Balmain’의 가을 캠페인에 가상 패션모델을 캐스팅했다는 소식으로, 세계 최초 디지털 모델 ‘슈두’의 화려한 등장이었다.


그때부터 디지털 모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후 릴 미켈라, 이마, 누누리 등 다양한 디지털 모델들에 대한 해외사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디지털 모델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디지털 마케팅의 새롭고도 강력한 툴이 될 수 있으며 MZ세대 소통의 솔루션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편집자 주] ‘슈두’는 영국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캐머런 윌슨이 제작한 세계 최초의 디지털 슈퍼모델로, 2017년 데뷔했다. ‘릴 미켈라’는 ‘브러드 사(社)’가 제작한 가상 인플루언서로, 지난 2016년 인스타그램으로 데뷔했다. 현재 300만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 중이다.

 

‘이마(IMMA)’는 일본 CG회사 ModelingCafe에서 창조한 가상모델로, 이케아의 모델을 맡기도 했다. ‘누누리’는 독일 크리에이터 외르크 추버(Joerg Zuber)가 만든 컴퓨터 아바타로, 디올 등 다양한 뷰티패션 브랜드와 협업한 바 있다. 

 

 

Q2. 가상인간은 실제 인플루언서와 비교해 어떤 장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버추얼 모델의 장점은 첫째,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제약이 없다. 로지는 같은 날 파리와 뉴욕, 서울에서 동시에 촬영할 수 있다. 인간이라면 동시간 대에 하나의 스케줄밖에 소화할 수 없지만, 로지는 몇 시든, 어느 곳이든 상관없이 뭐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가상공간에서 활동해도 감정 이입이 가능하다. 만약 인간 배우가 우주에서 산소마스크를 끼지 않고 걸어다닌다면 사람들은 ‘말이 안 된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로지가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면 인정이 된다.

 

둘째, 시간이 지나도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것이 무조건적인 장점은 아니다. 인간에게 당연하게 부여된 속성이고, 윤여정 배우처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아름답고 멋있는 것들을 보여줄 수도 있다. 이같은 인간의 가치를 부정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상인간으로서 인간이 하지 못하는 영역을 가장 인간답게 풀어낼 수 있는 것이 ‘버추얼 모델’이 아닌가 싶다. 

 

셋째, 개인 사생활 리스크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최근 많은 셀럽들이 음주운전, 학폭 등 다양한 사생활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그들을 모델로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이러한 경우 브랜드 입장에서는 무척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버추얼 모델의 경우 하나부터 열까지 컨트롤이 가능하고 리스크가 없는 점이 무엇보다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Q3. 로지는 세상에 없던 인물인데, 매력있는 인플루언서로서 로지의 외형과 컨셉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것 같다. 로지의 얼굴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패션이나 라이프스타일 등 컨셉에는 어떤 고민이 들어갔는지 간단히 듣고 싶다. 

 

로지 컨셉은 명확했다. ‘자유분방하고 자신에 대한 표현에 거침이 없고 무엇보다 내가 누구인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인스타 피드 한 장에서도 정확하게 드러나는 건강한 20대의 캐릭터’를 나타내고자 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 네이티브 MZ세대가 열광하는 셀럽을 분석, 회사가 보유한 3D기술력으로 매력있는 동양적인 얼굴과 남다른 신체 비율을 표현해냈다.

 

로지의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은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MZ세대의 모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 자체를 나타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Q4. 앞으로 로지 외의 가상인간을 만들 계획이 있나. 향후 ‘버추얼 모델’ 산업이 어떻게 발전하게 될지 궁금하다.

 

현재 남자모델을 준비 중에 있다. 올해 안에 로지와는 또다른 멋진 모습으로 인사드릴 것 같다.


버추얼 모델 산업은 현재 가장 핫한 미래산업 중 하나인 ‘메타버스’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결국 메타버스 안에서 소통의 역할은 다양한 모습의 모델 캐릭터가 될 것이다.

 

버추얼 휴먼 기술이 발전돼서 정점에 오르면, 그것은 ‘일상’이 될 것이다. 20년 전에는 스마트폰으로 통화하는 일을 상상도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일상이 됐다. 버추얼 산업도 비용이나 만드는 기간, 방식 등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일상이 될 것이다. 그러면 메타버스라는 공간 안에서 개인이 모두 버추얼 휴먼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이 온다. 버추얼 휴먼은 현실의 나와는 조금 다른, 내가 꿈꾸는 모습이 될 것으로 본다. 

 

 

Q. 로지는 신한라이프 모델, 단독패션 화보 촬영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로지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바람이 있다면, 단순 유명 가상모델만으로 기억되는 것보다는 보다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로지의 행동 하나하나가 선한 사회적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