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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구독경제’로 뚫어보자

정부, 소상공인 '구독경제' 진입 지원 정책 내는 중
"결제 시스템 등 들어간 플랫폼 만들어 소상공인 입점 도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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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생활의 주무대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소상공인이 ‘구독경제’로 진입할 수 있는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 구독경제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유통업체‧IT기업과 달리 소상공인은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판매 플랫폼‧물류‧상품구성‧마케팅 등에서 기반 구축이 힘든 만큼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의 인식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지난 6월 발간한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현황 및 단계별 추진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소상공인은 15.4%에 불과하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비율도 29.7%였다. 디지털전환에 대한 정부지원의 필요성을 높게 느끼는 소상공인도 20.5%에 그쳤다.

 

구독경제 전문가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는 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영세 소상공인이 혼자 구독경제를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신 업종별, 지역별로 팀업을 통해 구독서비스를 운영하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면서 “일본의 경우 미용실 600개 이상이 모여 구독서비스를 운영, 소비자가 구독신청을 한 이후 주변 미용실에 가서 원하는 서비스를 자유롭게 받을 수 있게 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독경제를 통해 지속적으로 거래를 하려면 상대방이 계속 양질의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소상공인의 경우, 그 지역의 단골 몇 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더 넓은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신뢰 자본이 필요하다. 정부는 양질의 서비스와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소상공인을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소상공인의 경우 홈페이지나 결제 시스템이 없는 경우가 많아 편리성이 떨어진다. 소상공인 개인이 그 시스템을 구축하기는 어려우므로, 정부에서 결제 시스템 등이 들어간 플랫폼을 만들어 소상공인이 입점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8월 ‘소상공인 구독경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3000명의 소상공인이 구독경제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구독경제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소상공인은 판매 플랫폼‧물류‧상품 구성 등 기반 구축이 어려워 진입이 더디다.

 

소상공인의 주요 제품군은 식품, 패션잡화, 리빙‧생필품 등으로 구독서비스의 주요 분야와 유사하다. 때문에 이들의 시장 진입이 늦어진다면, 시장을 선점하는 유통‧IT기업들에 밀려 도태될 위험이 있다.

 

중기부는 ▲밀키트 구독 ▲가치소비 ▲골목상권 선결제 ▲직접운영의 4가지 모델을 제시하고, 참여하는 소상공인에게 민간몰 입점부터 판매, 배송 등 전 과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밀키트 모델의 경우 제조업체와 민간 쇼핑몰이 협업해 만든 밀키트 제조부터 판매, 정기배송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가치소비 모델은 지역 특산물 및 소상공인 제품으로 민간몰이 ‘효도상품’ 또는 ‘복지상품’ 꾸러미를 구성, 구독경제관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선결제 모델은 O2O(Online to Offline) 기업이 오프라인 업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선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골목상권의 안정적 수익 창출을 지원한다. 직접운영 모델은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 단체를 대상으로 자사몰, 풀필먼트, 운영 지원 등 구독경제 필수요소를 지원한다.

 

이밖에도 공동 브랜드 개발, 커뮤니티 광고, 고객만족 지원센터 도입 등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기존 온라인 교육을 개편해 소상공인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도 해나갈 예정이다.

 

중기부 산하기관인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지난달 15일부터 ‘소상공인 구독경제화 지원사업’에 참여할 소상공인을 상시모집하고 있다. 소상공인 전용플랫폼 ‘가치삽시다’와 온라인쇼핑 플랫폼에 ‘구독경제관’을 신설, 입점을 지원한다. 또 입점한 소상공인 제품을 대상으로 기획전, 할인쿠폰, 앱푸시 등 다양한 경로로 판촉 프로모션을 지원한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구독경제는 대기업, 대형플랫폼 중심으로 이미 움직이고 있다. 쿠팡의 경우 자사가 직접 정기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고, 무료배송 등 혜택이 풍부한데 이런 가운데 소상공인이 이 플랫폼에 입점해서 구독경제를 운영하기에는 쉽지 않다"면서 "중앙을 중심으로 한 하나의 플랫폼이 아닌, 지역기반으로 하는 좀 더 디테일한 플랫폼이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더불어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 이 사무총장은 "기존방식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플랫폼과 대기업이 직접 유통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인데, 상공인들은 기존 방식으로 플랫폼 입점, 마케팅 등 지원이 필요하지만 유통이나 도소매를 하는 이들은 플랫폼에 입점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용플랫폼은 일반 기업 플랫폼이 시장을 점유한 이후 뒤늦게 따라오는 경향이 있다. 단순히 이커머스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티커머스와 병행하는 등 발빠르게 전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