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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톡은 불법”이라던 변호사협회, 자체 출시한 법률 플랫폼 ‘나의 변호사’ 살펴보니

공공법률 플랫폼 ‘나의 변호사’, 사설플랫폼 ‘로톡’과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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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민간법률 플랫폼 서비스 ‘로톡’과 끊임없는 갈등을 보여 왔던 대한변호사협회가 자체 제작한 법률 플랫폼 서비스 ‘나의 변호사’를 30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나의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전국 14개 지방변호사회가 협력해 만든 변호사정보플랫폼이다.

 

민간플랫폼 ‘로톡’을 세 번이나 고발하고,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들에 대해 징계를 예고하며 강경대응에 나섰던 대한변호사협회였던 터라, 자체 제작한 법률플랫폼 ‘나의 변호사’는 ‘로톡’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영리에 휘둘리지 않겠다? 변호사와 이용자 모두 무료로 이용

 

‘나의 변호사’가 내건 ‘로톡’과 주요한 차이점은 가격이다.

 

‘로톡’의 경우, 15분 전화상담 2만 원, 30분 방문상담 5만 원의 상담료로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의 조언을 구할 수 있다. 심지어 ‘1회 상담료로 2명과 상담’, ‘첫 상담 할인’같은 상업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영리추구의 목적을 숨기지 않았다.

 

‘나의 변호사’의 경우. 변호사와 이용자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나의 변호사’에 접속하여 ‘지역, 분야, 사례, 변호사’ 이름으로 검색을 할 수 있다. 상세검색을 통해 세부적인 검색도 가능하다. 다만 정보 검색과 사건의뢰에 대한 서비스는 무료이지만, 법률 상담료 및 변호사 선임비 등은 유료로 진행된다.

 

“검증된 정보만을 제공한다” 공공성 및 신뢰성 제고

 

‘나의 변호사’에서 볼 수 있는 변호사 프로필의 상세정보는 실제로 증빙자료를 검토해 승인 후 노출되는 방식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나의 변호사’ 사이트 공지사항에는 “광고비만 지급하면 경력이 풍부한 변호사처럼 포장되어 가장 상단에 화려하게 노출되는 영리기업의 플랫폼과는 달리, ‘나의 변호사’ 내 변호사들의 학력, 업무 사례(승소 판결문 등)는 신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훈 부협회장은 유튜브에 공개한 ‘변호사정보센터 ‘나의 변호사’, 청년변호사들이 물었다!’에서 “변호사의 프로필 관리부분에 있어, ‘나의 변호사’는 우선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기본정보를 이용하고, 그 외에 상세정보에 대한 확인과 검증 작업을 선행적, 필수적으로 거쳐서 제공하기로 결정한 정보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독자적인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변호사가 노출되는 기본적인 알고리즘은 ‘무작위 랜덤’이다. ‘청년 변호사, 대형로펌 변호사, 전관변호사’를 막론하고 골고루 노출된다. 무작위 랜덤방식을 기본으로 하되, 지역, 분야, 최근 접속기록 등을 고려한다”면서 “변호사가 키워드 별로 지불하는 비용의 액수에 따라서 검색빈도 및 순위 등에 차등을 두어 검색결과를 노출하는 사설플랫폼과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작용 없애겠다” 별점과 후기가 없다

 

 

‘로톡’의 경우, 변호사에 대한 의뢰인 후기 및 추천수가 공개된다. 형사사건 담당 ‘전현민 변호사’의 경우 “역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님이십니다”라는 후기 외 56건이 노출되어 있다. “의뢰인 54명이 추천합니다”라는 추천수도 공개되어 있다. “의뢰인들은 전현민 변호사를 명쾌하게 진단하는 변호사라고 응답했어요”라는 평가도 노출된다.

 

‘나의 변호사’의 경우, 이러한 별점과 후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김영훈 부협회장은 이에 대해 “별점과 후기가 조작된다면 그 자체를 믿을 수 없게 된다. 이로 인한 피해는 국민과 변호사 회원 모두가 떠안게 된다”며 "그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별점과 후기 제도를 없앴다"고 밝혔다.

 

민간 플랫폼 ‘로톡’과 변호사협회에서 직접 제작·운영하는 ‘나의 변호사’를 비교한 개인 입장으로는 일단 ‘로톡’이 심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았다. 2만~5만 원 사이의 상담료로 멀게만 느껴졌던 변호사와의 상담을 실제로 할 수 있고, 상세한 상담사례나 후기를 보면서 내가 찾고자 하는 변호사인지 판단하기 용이했다.

 

‘나의 변호사’가 “무료이용”이라고 내세우긴 했지만 변호사 검색비용까지 무료이지, 실제 변호사와 연결된 이후에는 유료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부작용이 많아 없앴다는 별점과 후기는 선입견을 심어주지 않아 좋은 점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누군가에게는 '내가 의뢰할 사건에 대해 어떻게 구체적으로 경험 했는지', '나와 맞는 스타일의 변호사인지' 살피기에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로톡’의 경우 변호사가 광고비용을 내고 상단에 노출되는 빈도를 높이고, 이력을 부풀릴 가능성이 존재하는 반면, 공공성 및 신뢰성이 확보되는 측면에서는 ‘나의 변호사’가 우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의 변호사’가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다면 단순히 ‘대한변호사협회 소속 변호사 데이터베이스’로 전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부동산, 중고차, 법률 등 정보의 비대칭이 심하고 높은 중개 수수료가 있어 왔던 영역에서 성장한 플랫폼 시장. 사설시장을 거부하고 직접 공공성을 확보해 운영하겠다는 대한변호사협회의 야심찬 각오가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제 시장의 선택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