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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성장한 하이퍼 로컬 플랫폼, 엔데믹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활동제약 환경에서 '지역밀착 플랫폼' 부각
포털, 배달업계, 의료업계도 하이퍼로컬 플랫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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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하이퍼 로컬 플랫폼이 엔데믹에서도 확장성을 더욱 넓혀나가고 있다. 

 

하이퍼 로컬이란 사전적 의미로 '아주 좁은 지역의 특성에 맞춘'이라는 뜻으로 기존의 로컬보다 더 좁은 동네 생활권을 가리킨다. 하이퍼 로컬 플랫폼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생활 반경이 거주 지역으로 좁혀지고, 긴급재난지원금 등으로 지역 내 경제 활동이 급성장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역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하이퍼 로컬 플랫폼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당근마켓은 처음엔 개인 간의 중고물품 직거래 사이트로 시작했으나, 지역 간 주민의 연결고리가 되는 플랫폼의 성격을 살려 '동네생활'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찾거나, 분실/실종센터 게시판을 두어 동네 사람들과 함께 분실물을 찾기도 한다.

 

너도 나도 뛰어드는 '하이퍼 로컬' 시장

 

최근 하이퍼 로컬 플랫폼은 커뮤니티 기능, 정보 공유, 지역광고 등 비즈니스 모델이 결합되면서 새로운 성장성을 가진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털 네이버도 카페 카테고리에 '이웃'을 추가했다.

 

 

가입하지 않았어도 같은 지역에 사는 지역 카페의 인기글을 보여주고, '동네생활정보' '찾습니다' 등 지역주민이 관심을 가질 만한 사항을 공유한 글들을 노출시킨다. 네이버의 같은 계열사인 '밴드'에도 "ㅇㅇ동 소모임 같이해요"로 광고하며 지역 소모임을 중계한다. 

 

손서희 네이버 홍보담당자는 8일 본지에 “네이버는 네이버 카페, 동네시장 장보기 등 다양한 하이퍼 로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 카페는 지역 커뮤니티 서비스의 원조격으로 10년 이상 서비스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맘카페, 아파트카페 등 지역 중심의 '동네 카페' 사용성이 증가함에 따라 이웃 서비스를 추가 적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동네 기반으로 형성된 커뮤니티 기능과 중고거래, 지역광고 등 비즈니스 모델이 결합된 하이퍼로컬 서비스는 새로운 성장성을 가진 모델로 주목받고 있고, 코로나19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서비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하이퍼 로컬 플랫폼은 의료 분야로도 확대 되고 있다.

 

온라인 진료 플랫폼 '메듭'은 비대면으로 진료를 보고, 약까지 배송받을 수 있다. 사용자 지역 기반 정책으로, 주소를 설정하면 사용자 위치 기준 2km 이내 병원만 노출되고 병원과 가까운 약국과 연결된다. 원하는 병원을 선택하면 담당 의사까지 선택이 가능하다. 서비스 초기 단계라 현재 입점된 병원이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위주라는 한계는 있다. 

 

코로나19로 성장한 배달 플랫폼의 비싼 배달비와 수수료에 반발해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도 하이퍼 로컬이다.

 

소비자는 배달비가 비싸져서 불만, 자영업자들은 수수료와 비용이 높아져서 불만인 상황에서 특정지역 내 생활권을 활용할 계기가 된 것이다. 아파트 주민 앱에 상점과 소형 배달 기업이 입점한 것이 그 사례다. GS리테일은 편의점 상품을 1.5km 이내에 거주하는 주민이 직접 배달하도록 하는 '우리동네딜리버리' 서비스를 출시했다. 제품의 유통이 가까운 거리에서 이루어지니 배달 수수료가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IT 기업 하이퍼로컬은 2021년 6월 출시한 심부름 앱 '해주세요'에 등록된 헬퍼가 운영 6개월 만에 5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해주세요의 빠른 성장 배경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크게 늘어난 재택근무 및 비대면 업무로 한 회사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일을 동시에 맡거나 또는 임시직 형태로 특정 프로젝트나 업무를 수행하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엔데믹 시대 성공 조건은?

 

'로컬 시장'이 주목받는 데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 코로나19로 생활반경이 줄어들면서 지역사회에 더 눈을 두게 된 것이다. 김용현 당근마켓 창업자는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득을 보았다. 집에 오래 머무니까 가구나 인테리어, 중고거래에 눈이 간다. 이게 먹힌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급성장한 하이퍼 로컬 플랫폼이 엔데믹 시대에도 성공할 수 있냐는 물음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하이퍼 로컬 플랫폼이 지역사회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일상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플랫폼은 신뢰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인데 제대로 해결 못 하면 이 같은 정보는 굉장히 빠르게 퍼진다. 떨어진 신뢰도는 바로 해결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 비추어 봤을 때 하이퍼 로컬 플랫폼은 주변 이웃들을 대상으로 신뢰를 기본으로 한 거래 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여기에 더해 하이퍼 로컬 플랫폼은 단순 광고 수익을 넘어 커뮤니티, 결제 등 자사 플랫폼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게 하는 경제 생태계를 구축해 확장성을 더욱 넓히고 있다. 

 

당근 플랫폼은 자체 화폐인 '당근페이'를 출시해 자체 결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사업 범위도 세탁, 이사, 구인, 구직 등으로 넓히며 '하이퍼로컬'에 기반한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이퍼 로컬 플랫폼이 단순한 개인과 개인 간의 거래뿐 아닌 생활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신희 IT 컨설턴트는 본지에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신과 관련된 정보, 자기 지역과 연관된 정보를 받아보고자 하는 수요는 계속 나타날 것이다. 이 수요를 플랫폼 업체들이 어떻게 차별화하면서 수용할지가 향후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