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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랫폼] 복지부 앱은 왜 국민들의 외면을 받았나

복지부·산하기관 자체 앱 28개 개발·유지 비용만 120억 들어
한달 50명·72명 등 이용률 낮거나 중복 등 통합관리 필요성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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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의 무분별한 앱 신규개발·유지에만 120억 원의 예산이 쓰였지만, 정작 이용자수는 저조해 비용대비 효율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현영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보건복지부와 보건복지부 산하에서 개발된 앱은 총 28개로 개발비용에만 80여 억 원, 유지보수 비용으로 38억5000만 원 등 약 120억 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비용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달 이용자수가 50명, 72명 등 현저히 낮은 이용률을 보이거나, 부처간 소통 부족으로 서로 중복되거나 유사한 앱이 존재했다. 시스템 오류에 분통을 터뜨리는 리뷰들도 많이 올라와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용자수 50명, 72명.. 소비자 이용률 현저하게 낮아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개발한 어르신 건강관리 앱 '오늘건강'의 경우 개발비에만 1억4770만 원이 들어갔지만 지난 9월 한달간 이용자 수 72명, 다운로드수 82명을 기록했다. 

 

개발비 3억여 원이 들어간 국립암센터의 모바일 앱의 경우에도 9월 387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 두 앱은 국민 모두가 사용하는 앱이 아니라는 한계점도 있었겠지만 그렇다해도 비용대비 턱없이 저조한 이용률을 보여줬다. 

 

아동학대 방지 앱인 아이지킴콜 앱의 9월 다운로드 수는 367명이었지만 이용자수는 50명에 불과했다. 다운로드 수도 저조했지만 그보다 이용자는 다운로드 수의 15% 가량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었다.

 

아동권리보장원에서 보호종료 아동을 대상으로 자립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제작된 자립정보 ON은 1억여 원의 개발비가 투입됐으나 9월 이용자가 102명에 그쳤다. 

 

중복되거나 유사 · 불필요한 앱 존재

 

많은 예산을 들여서 앱을 개발하지만 부처 간의 소통 부족으로 서로 중복되거나 유사한 앱이 개발되는 것도 문제였다.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개발한 '마성의 토닥토닥'과 '마음프로그램'도 같은 센터에서 개발했는데도 불구하고 비슷한 성격의 앱을 개별적으로 만들었다.

 

마성의 토닥토닥은 일상적인 정신과 상담과 조언, 마음프로그램은 트라우마 치료에 집중하는 점이 조금 달랐다. 마성의 토닥토닥은 개발비 7000만 원에 유지비 1억여 원, 마음프로그램은 개발비 3000만 원에 유지비 약 8000만 원으로 두 앱 모두 개발비보다 운영유지비가 더 많이 들어가는 구조였다. 하나의 앱으로 기능을 모았다면 1억이 넘는 세금을 아낄수 있었다. 

 

 

 

스마트 장기요양 앱과 장기요양웹진 앱은 모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나온 앱으로 아이콘까지 똑같지만 따로 분리되어 있었다.

 

스마트 장기요양 앱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재가급여서비스(RFID)에 참여하는 요양보호사, 수급자(보호자) 등을 위한 앱으로 서비스 내용의 송수신 및 제공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장기요양웹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매월 발행하는 웹잡지 성격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의 필요성과 효과를 알리고 노후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한다. 건강정보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관련된 소식, 요양보호사 등 장기요양종사자의 전문적인 어르신 돌봄 노하우 등이다.

 

장기요양보험 재가급여 서비스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두 앱의 콘텐츠를 합쳤다면 두 개의 앱을 따로 다운받을 불필요한 일이 없었을 것이다.

 

2200만 원을 투자해 만든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 앱은 구글플레이 기준 총 5000명 정도만 다운을 받았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 구분 및 단계별 수칙을 굳이 앱을 통하여 확인할 필요성을 느낀 국민은 없어 보인다.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결제 앱은 전자바우처를 제공하는 기관에서 별도의 전용 단말기 없이 결제와 잔량조회가 가능한 앱으로 정부기관의 모든 복지에 관한 포탈앱인 복지로와 통합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연금공단이 운영하는 4대보험 간편계산기, 내 곁에 국민연금, 비대면 국민연금 수급권 확인 서비스 같은 앱도 통합하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

 

별점 1개, 평점 1.1... 분노 서린 소비자 평가

 

보건복지부에서 만들어 임신/출산/육아 상담 및 어린이집 이용관련 상담을 제공하는 아이사랑 모바일 앱의 경우 평점이 5점만점에 1.1을 기록하고 있다. 최하점수가 1점임을 생각하면 기록적으로 낮은 점수이다. 5000개가 넘는 리뷰의 대부분이 최하 점수인 별 하나를 기록하고 있고 "요즘 누가 PC에서 인증서 가져오냐" "로그인이 안된다. 전화도 안된다" "실행하면 바로 중지"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다운그레이드 했냐"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었다. 항의에 대한 피드백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2011년 제작되어 보건복지부에서 가장 오래된 앱인 복지로의 소비자 평가도 박했다. 복지로 앱은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을 비롯한 복지서비스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는 복지 포털 앱이다.

 

"사용하기 불편하다. 개인인증도 복잡하고 나이드신 분들 어렵겠다" "최악이다. 공공기관 일처리가 얼마나 엉망인지 알 수 있다" "왜 PC에서만 공인인증서를 가져와야 하냐" "크롬에서 보안키보드 에러 뜨면 접속 자체를 못 함" 같은 부정적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치매체크앱이나 모바일 헬스케어 앱 등 민간에서 많이 만들어져 기능이 겹치는 앱도 많이 있었고, 한달 이용자가 50명에 불과한 앱 등 사용되지 않아 투자대비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은 "수요자를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개발되는 앱이 홍보조차 되지 않아 국민들께서 알기 어려워 결국 폐기 수순을 밟는다"며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춰 무분별한 앱 개발로 인한 국고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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