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이 코로나19로 인한 외식업계의 피해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한국경제학회에 발표된 논문 '배달앱 이용과 음식점업 매출: 대구광역시 코로나19 효과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배달앱 이용 음식점과 비이용 음식점의 매출은 25%포인트(p)나 차이가 났다.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은 업체의 매출이 45% 떨어졌을 때 사용한 업체는 20%만 하락하는 등 방패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논문은 전현배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가 신한카드로부터 데이터를 제공 받아 작성한 것으로 대구광역시 외식업체 3만 개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발병 초기(2019년 11월부터 2020년 4월) 매출액 변화를 조사했다.

이 조사는 외식업체를 '일반음식점'(한식·일식·중식·양식·일반대중음식 등), '식음료점(카페·베이커리 등)', '패스트푸드'(패스트푸드·치킨·피자 등), 등 3가지 업태로 나눠 진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를 보인 업태는 일반음식점이었다.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은 일반음식점은 코로나19로 매출액이 42% 감소했지만, 배달앱을 이용한 업체는 18%만 떨어져 격차가 24%p나 발생했다. 배달앱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상당히 보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외식사업자 가운데 일반음식점 비중은 80%에 달한다.

식음료 업종 역시 배달앱 이용업체의 매출 감소율은 19%로 미이용 업체(33%)에 비해 매출 감소 피해 규모가 두드러지게 작았다. 

"팬데믹 대비해 온·오프라인 인프라 구축해야"

패스트푸드 업종은 배달앱 이용업체와 미이용 업체 간 매출액 감소 폭 차이가 미미했다. 배달앱 이용, 미이용 업체 모두 해당 기간 매출액이 7% 떨어졌다. 프랜차이즈가 많은 패스트푸드점 대부분은 자체 앱과 배달원을 갖추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배달앱이 외식업자들의 손실 감소에 기여했다는 조사 결과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본지에 "매출액만 놓고 보면 그렇게 볼 수 있겠지만 정확히 따져보려면 포장용기 비용과 앱 수수료, 배달비 등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배달앱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 제공으로 대면 활동에 제약을 받던 음식점들이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었다"며 "외식업주들은 앞으로 있을 다른 팬데믹에 대비해 온·오프라인 채널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의 외식업 경기 흐름을 예상하는 경기전망지수는 85.76으로 전 분기 대비 9.22p 급락했다.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엔데믹 시대에 본격 접어들지만 고물가 등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