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해킹' SKT 상대 1만5900명 손배소 본격

  • 등록 2026.04.03 14: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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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첫 변론기일 열어
'원고 적격' 여부 등 논란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SK텔레콤 유심(USIM) 정보 해킹 사태와 관련해 최대 1만5900명이 참여한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첫 변론부터 원고 자격과 본인 확인 절차를 둘러싸고 양측이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재판장 김석범 부장판사)는 최근 김모씨 등 9165명이 SKT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소비자들이 SK텔레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1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각각 9166명, 5275명, 1459명이 참여한 3건의 소송이 병합된 상태로 진행됐으며, 전체 원고 수는 약 1만5900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일부 소송에서는 1인당 50만원의 위자료 지급이 청구됐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원고 적격’과 ‘위임 의사의 진정성’이었다. SK텔레콤 측은 집단소송 참여 과정에서 본인 확인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SK텔레콤 측은 “구글 폼 등 간이한 방식으로 참가 신청을 받은 경우, 하나의 계정으로 여러 명이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원고들이 실제로 소송을 위임했는지, 나아가 SK텔레콤 이용자인지도 불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분증 등 객관적 자료 제출이 부족할 경우 소송 자체가 각하될 가능성도 있다”며 원고 측의 입증 책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원고 측은 “집단소송의 경우 온라인 신청 방식은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절차”라며 “신분증 제출과 인적사항 입력 등 자체 시스템을 통해 본인 확인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일부 변호인은 “피고 측 주장은 ‘가짜 원고’를 세웠다는 취지로 들린다”며 “소송을 지연시키려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유출 사고 발생과 손해 인지 시점 명확해야"

 

재판부는 양측의 주장을 모두 수용하는 입장을 보였다. 재판부는 “다수 당사자 소송에서는 위임 의사 확인이 쉽지 않기 때문에 피고 측의 문제 제기도 가능하다”면서도 “본인 확인 요구 자체는 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원고 측에 소송 참여 신청 시스템의 구조와 본인 확인 절차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동시에 SK텔레콤 측에도 대리 신청 가능성 등에 대한 근거 자료를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원고들의 실제 가입자 여부에 대해서는 원고 측이 입증 책임을 지되, SK텔레콤이 확인 방법을 제시하면 이에 따라 증명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손해배상 산정 기준과 관련해서도 정리를 요구했다. 유출 사고 발생 시점과 손해 인지 시점을 명확히 특정해야 하며, 손해의 성격이 정신적 손해인지 재산상 손해인지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출 시점을 SK텔레콤이 사고를 인지한 2025년 4월 18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주문했다.

 

앞서 SK텔레콤은 2025년 4월 18일 밤 해커의 악성코드 공격으로 이용자 유심 관련 일부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원고들은 이번 소송에서 ▲정보보호 및 신고 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 인정과 사과 ▲유심 비밀키(K) 유출 여부 등 정보 유출 범위 공개 ▲1인당 50만 원 위자료 지급 ▲2차 피해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유심 복제 가능성으로 인한 범죄 악용 우려와 금융 서비스 이용 제한 등 실질적인 불편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다수 법무법인과 시민단체들도 별도로 피해자들을 대리해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재판부는 다음 변론기일을 오는 7월 9일로 지정했다.

우혜정 기자 wclefnote@todayeconom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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