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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역사 LG모바일…사업 전면 재검토 왜?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해야 할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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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을 전면 재검토 하기로 했다. 지난 11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2021’에서 ‘LG 롤러블’을 소개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더욱 충격으로 다가온다.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사장)은 지난 20일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 매각설과 관련,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CES에서 “2021년 모바일 흑자전환 목표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한 것과 대조적이다.

 

모바일 사업 전면 재검토의 가장 큰 원인은 무려 5조 원에 이르는 누적 손실이다. 2015년 2분기 이후 MC사업본부는 23분기 연속 영업 손실을 내고 있고,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적자는 5927억 원이다.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전면 재검토는 예견된 것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적자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체질 개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 회장은 이달 초 임원회의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한 도전’을 주문하기도 했다. 

 

업계는 LG전자가 MC사업본부를 전면 매각하기보다는 핵심 연구 개발 부문을 남기고 생산 시설만 매각할 것으로 전망한다. 스마트폰 사업은 LG가전을 연결하는 ‘스마트홈’ 등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허브가 되기 때문에 완전히 접기 어려운 까닭이다.

 

이로써 LG전자의 ‘26년’ 모바일 사업은 조만간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LG전자가 처음 내놓은 핸드폰은 1995년 ‘화통’이다. 이후 1997년 ‘싸이언’ 브랜드를 출시했고, 2000년 초중반에 화려한 전성기를 맞았다.

 

2005년 선보인 ‘초콜릿폰’은 전 세계 1000만 대가 판매되면서 기염을 토했다. 이후 샤인폰, 프라다폰, 시크릿폰, 롤리팝폰까지 흥행에 성공하면서 승승장구했다. 이 당시 LG는 모토로라를 제치고 노키아, 삼성전자에 이은 세계 3위 휴대폰 업체까지 올랐다.

 

하지만 피처폰의 성공이 ‘독’이 됐을까. LG전자는 애플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폰 ‘지각 변동’을 쫓아가기보다는 기존 피처폰 마케팅에 집중했다. 이는 LG의 모바일 사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2009년 1조 3349억 원이었던 MC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2010년 –7088억 원으로 고꾸라졌다.

 

2012년 LG전자는 옵티머스 G를 내놓으면서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들었다. G3는 누적 판매량 1000만 대를 판매하면서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G4는 부팅 진행 중 리셋이 되는 ‘무한 부팅’ 현상 등 논란을 일으켰다. 2016년 세계 최초의 모듈형 스마트폰으로 주목받았던 G5도 모듈 사이 틈이 벌어지는 유격현상이 발생하면서 혹평을 받았다. 

 

이후 출시한 V시리즈 등이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LG의 모바일 사업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초콜릿폰’의 영광을 다시 꿈꾸면서 디자인에 역량을 집중했던 ‘벨벳폰’, 폼팩터 혁신을 내세우며 야심차게 시작한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첫 작품으로 선보인 ‘LG윙’도 이렇다 할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시장조사기관 SA(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 순위는 9위, 점유율은 2.2%에 그친다.

 

한편, LG전자의 고질적인 리스크로 꼽혀왔던 모바일 사업 철수 소식이 들리자 주가는 이틀 연속 10%대 상승률을 보이면서 급등했다. 21일 기준 18만 5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