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매일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IT 서비스·디바이스를 다 체험해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투데이e코노믹> 기자가 독자 대신 직접 사용해 관련 정보를 제공해드립니다.

[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누구세요? 이건 딴사람인데~"

나의 얼굴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물이 만들어진다. 분명 내 얼굴이었는데, 내 얼굴은 아니다. 가상얼굴을 만들어주는 앱 '베리미'를 다운받아 사용해보았다. AI 스타트업 라이언로켓에서는 세계 최초로 가상 얼굴 앱 '베리미'를 9월말 오픈했다. 

앱을 실행하고 제일 처음 만나는 것은 새 프로필 추가하기다. 사진촬영 주의사항이 나오고 성별, 어떤 유형의 얼굴을 선호하는 지 물었다. 여성의 경우 '시크한' '귀여운' '청순한' '화려한' 유형이 있고 남성의 경우 '시크한' '귀여운' '온화한' '강인한' '청순한' 중에 고를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유형을 고른 후 촬영을 마치면 사진 속 얼굴이 앱에서 합성되어 많은 후보군이 나온다. 한장 한장 눌러보면 비슷하긴 하지만 조금씩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눈이 조금 더 커지거나, 코가 좀 더 길어지거나, 입술이 조금 더 도톰해지거나, 얼굴이 길어지거나 하는 식이다.

얼굴 바탕은 메이크업을 받은 것처럼 피부톤이 밝고 깨끗해진다. 아쉽게도 목부분의 색은 변하지 않았다. 몸에 얼굴을 합성한 느낌이 들었다. 주관적인 느낌이지만 '강인한'을 골랐음에도 얼굴이 여성스럽게 보이는 후보군도 있었다. 하지만 내 얼굴을 바탕으로 조금씩 달라지는 이목구비와 얼굴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선택된 사진을 프로필로 설정할 수 있다. 프로필 설정은 세개까지 가능하다. 

베리미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베리미 페이스는 사용자의 실제 얼굴과 베리미 서버 내의 소스 얼굴을 합성하여 생성된 가상 얼굴"로 "베리미 페이스를 선정하기 위해 생성된 후보 페이스 이미지들은 서버 내 수만장의 사진 데이터와 비교 검측하여 중복되지 않게 설계되었다"고 밝혔다.

사진을 업로드하여 새로운 가상얼굴을 생성할 수도 있다. 생성된 프로필을 누르면 <콘텐츠 업로드> 버튼이 나온다. 기존의 사진을 업로드한 후 프로필 생성 때 사용했던 '페이스포밍'이 가능하다. 페이스포밍이란 사용자가 업로드한 사진과 영상에 선택된 베리미 페이스를 입히는 과정이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의 증명사진을 업로드해보았다. 갤러리에서 사진을 선택하고 업로드하면 '페이스포밍' 변환 시간이 걸린다. 30여 초가 지나고 나서 변환된 얼굴이 나타났고 이를 다운받을 수 있었다. 생성된 얼굴은 눈이 커지고 입술이 두툼해진 훨씬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수만개의 가상얼굴 후보군을 모두 보기 힘들면 AI 추천을 받을 수도 있다. 페이스 이미지를 선택할 때 AI라 표시된 부분을 누르면 3장을 선택하게 한다. AI는 선호하는 유형의 얼굴을 분석해, 새로운 얼굴들을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저작권 문제는 없을까. 베리미로 만든 콘텐츠는 유튜브나 틱톡같은 SNS에서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다. 활동은 하고 싶지만 실제 얼굴을 공개하기 꺼려 인형탈을 뒤집어쓰거나 쇼핑백을 뒤집어 쓰는 등의 행동은 필요 없을 듯 하다. 실제 얼굴을 노출하지 않아도 되니 자연스럽게 부캐생성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제약사항은 있다. 라이언로켓 측은 '본인의 얼굴과 콘텐츠만 사용하여야 하고, 성적·폭력적·불법 콘텐츠 생산을 금지'하는 등 윤리지침을 4일 추가로 발표했다. 베리미 베타버전에서는 최대 15분 동안 영상과 사진을 이용할 수 있다. 베리미는 앱스토어에서만 다운이 가능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사용자는 아직 사용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