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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디지털화폐’ 발행 움직임 가속…비트코인 대체할까? 공존할까?

CBDC, 현금과 같은 비율로 교환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
65개국 중앙은행 중 'CBDC 연구진행하고 있다' 응답비율 86%
CBDC 본격 발행되면 암호화폐 가치 떨어질 것 전망
IMF, "CBDC와 민간 발행 디지털 화폐 공존하면서 상호보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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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각국 중앙정부가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준비하는 가운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미래가 주목된다.

 

CBDC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줄임말로,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전자 형태의 화폐다. 역시 전자형태로 존재하는 전통적인 지급준비금과 예치금과는 다르다.

CBDC는 가치변동 폭이 큰 민간 발행 암호화폐와 달리 현금과 같은 비율로 교환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최근 각국 중앙은행은 CBDC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65개국 중앙은행 중 CBDC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86%였다. 또한 CBDC 프로젝트 진행 수준을 조사·연구, 개념증명, 파일럿 테스트 총 3단계로 구분했을 때 2단계 이상을 진행 중인 국가는 48곳(74%)이었다. 

 

CBDC 도입이 논의되는 이유로는 현금 사용 감소, 금융포용성 강화 등이 있지만, 들썩이는 민간 암호화폐 시장에 대응하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탈중앙화’를 표방하며 은행이나 정부의 개입 없이 발행되고 이전되는 것이 특징이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민간 암호화폐 시장의 영향력이 커지고, 이들이 법화의 영역을 침범하면 발권력 등의 통제력이 약화되기 때문에 이를 견제해야 한다.

 

민간 암호화폐 거래가 급증하면서 부작용이 이어지는 것도 문제다.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면서 피해를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가 암시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CBDC가 본격적으로 발행되면 암호화폐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3월 24일 ‘주요현안에 대한 문답’ 자료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자산은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지급수단 및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기능하는 데 제약이 있다”면서 “향후 CBDC가 도입되면 지급수단으로서의 암호화폐 수요는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총재는 이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는 CBDC의 도입 필요성에 대해 “CBDC 도입 시기를 구체적으로 확정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어떻든 지급결제 환경이 바뀌고 앞으로도 변화의 폭이 상당히 클 텐데, 그런 상황을 예상해 본다면 CBDC의 도입 필요성은 클 수 있다”고 밝혔다.

 

레이널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이사도 지난 24일 코인데스크가 주최한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디지털 달러는 일반 대중이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형태의 새로운 중앙은행 화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브레이너드 이사는 이날 민간 암호화폐가 금융시스템의 위험을 높이고 소비자 보호를 저해할 수 있지만, ‘안전한’ 중앙은행 통화를 도입하면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CBDC와 민간 암호화폐가 상호보완하면서 공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2월 공식 블로그에 CBDC와 민간 발행 디지털 화폐가 공존하면서 상호보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중앙은행이 꼭 두 가지 옵션 중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지난 26일 KBS ‘사사건건’에 출연, “국가가 존재하는 한 정부에서 발행하는 CBDC가 주류가 되고 나머지 시장을 암호화폐가 채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CBDC는 거래 내역이 추적이 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흥미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씨티은행은 최근 ‘돈의 미래’ 보고서에서 ‘현금과 CBDC, 암호화폐가 공존할 것’이라는 전망을 담았다. 

 

 

 

한편 국내 IT업계와 시중은행은 디지털 화폐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한은은 오는 8월 CBDC 모의실험에 착수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언체인 컨소시엄, 카카오페이와 그라운드X 컨소시엄, 신한은행과 LG CNS 컨소시엄, 하나은행과 포항공대(포스텍) 크립토블록 체인연구센터 컨소시엄 등이 용역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은은 이달 25일 ‘CBDC 모의실험 연구’ 용역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모를 시작했다. 사업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0개월이며, 사업예산은 49억 6000만 원 이내다.

 

CBDC의 도입을 전제로 하기보다는 가상환경에서 CBDC 제조·발행에서 대금결제까지의 과정이 원활하게 작동하는지 실험해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