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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봤습니다] 책 한 페이지 읽어도 ‘좋아요’…MZ세대 新소통법 ‘투두메이트’

최대 장점은 친구들과 소소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
"MZ세대에 맞는 ‘적당한 거리의 소통’과도 잘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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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매일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IT 서비스‧디바이스를 다 체험해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에 <투데이e코노믹> 기자가 독자 대신 직접 사용해 관련 정보를 제공해드립니다.

 

[투데이e코노믹 = 이지혜 기자] 최근 MZ세대는 자신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공유하는 것을 즐긴다. 기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자기를 과시하는 포스트를 주로 업로드했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이런 현상을 최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 ‘투두메이트’의 유행이다.

 

투두메이트는 기존 ‘투두리스트(to-do list)’에 SNS적 성격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각자의 할 일을 적어놓는 투두 리스트를 친구, 또는 전체 이용자에게 공개할 수 있다.

 

27일 플레이스토어 기준 투두메이트는 다운로드 5만 회 이상, 생산성 부문 2위에 위치해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인기차트(무료앱) 전체 4위, 생산성앱 차트 1위에 올랐다. 

 

각 이용자는 자신의 투두리스트에 자신이 오늘 할 일을 적는다. 단순한 작업, 해야 할 공부만 적는 것이 아니다. ‘퇴근하기’, ‘카톡 답장하기’, ‘멋지게 커피 마시기’, ‘맛있는 점심먹기’, ‘일찍 일어나기’ 등 일상의 목표들도 투두리스트를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적어둔 목표는 각각의 카테고리의 색깔을 직접 지정할 수 있다. 과제를 완성하고 체크하면 달력에 목표의 색이 꽃잎처럼 표시된다. 자기만의 달력을 꾸밀 수 있는 셈이다.

 

더불어 과제가 끝나면 친구들에게 알림이 간다. 친구추가는 이메일만 알고 있다면 편하게 가능하다. 친구들은 완료된 과제에 이모티콘을 통해 응원과 축하의 반응을 남길 수 있다. 현재 표시 가능한 이모티콘은 총 8개다.

 

만약 이용자가 과제 공개 범위를 ‘전체공개’로 표시해뒀다면, 모르는 사람들이 ‘둘러보기’를 통해 이들의 투두리스트를 살펴보고 역시 반응을 남길 수 있다. 선택할 수 있는 범위는 전체공개, 일부이용자에게 공개(친구 공개), 나에게만 공개, 숨기기 4가지다.

 

 

 

서로 응원하면서 소통...친구 일정 보면서 자극도

 

기자가 투두메이트를 27일까지 약 2주간 사용하면서 느낀 최대 장점은 친구들과 소소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친구와 메신저를 통해 대화하지 않아도 친구의 일상을 엿볼 수 있고, 오늘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모닝커피’ 등의 일상 속 반복적인 루틴, 친구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도 파악하면서 좀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다. 

 

다른 이용자들도 이러한 투두메이트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었다. 투두메이트를 이용한지 두 달이 가까워진다고 답한 박나연(25)씨는 “다른 친구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것 자체가 재미다. 서로 응원 스티커를 남기면서 소통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답했다. 이에 더해 “아무래도 친구들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할 일을 꼭 하게 되는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2주째 투두메이트를 이용 중인 최우영(26)씨는 “주로 운동 내용을 상세하게 쓰고 있다”면서 “친구들은 외국어 공부나 취업 준비 내용을 쓰고 있더라. 친구들의 투두리스트를 보다 보면 자극도 되고 나도 비슷한 자기계발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단절된 일상에서 가벼운 소통을 즐기는 것은 MZ세대의 특징이다. 이들은 취향과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연결되는 ‘느슨한 연대’를 기반으로 소통한다.

 

더불어 돈, 명예 등 화려한 것을 과시하기 보다는 일반적이고 평범한 것을 추구하는 ‘노멀 크러시(Normal Crush)’를 지향한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서 대체 소셜 미디어로 이들이 이동하고 있는 이유다.

 

 

 

“별 것 아닌 일로도 100점 스티커 받을 수 있다...서로가 힘이 되길”

 

강윤식 투두메이트 개발자는 이날 본지에 “사용자들이 서로 지켜봐주고 응원해주는 역할이 되어 서로가 힘이 되길 바랐다”고 앱 개발 취지를 밝혔다.

 

강 개발자는 “목표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외로운 면이 있다. 공부를 한다거나, 새로운 습관을 들인다거나 할 때 누군가가 도와준다고 해도 핵심적인 부분에서는 홀로 이겨내야 하는 것들이 있다”면서 “(투두메이트를 통해)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할 일을 완수했을 때 가벼운 무음알림을 통해 서로 지켜봐주고 칭찬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투두메이트의 이모티콘은 긍정적인 피드백만이 가능하다. 최대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누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할 일을 완수하지 못했다거나 미뤘다거나 할 때도 탓하는 기능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 강 개발자의 설명이다.

 

투두메이트가 다른 투두리스트 앱과의 차별성을 가지는 지점에 대해, 강 개발자는 “별 것 아닌 일에 칭찬받을 수 있다는 것”을 꼽았다.

 

그는 “한 유저분이 ‘사람들이 대단한 걸 해야만 칭찬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힘들 땐 숨쉬는 것만으로도 칭찬받으면 뭔가 더 해낼 동기도 생기더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공감했다. 요즘 취업도, 공부도, 시험 합격도 다 어려운 상황인데 책 한 장 읽고 물 한 잔 더 마셨다고 누군가 ‘100점’ 아이콘을 보내준다면 그것 하나로도 하루를 잘 살아낼 힘이 생긴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그 칭찬이 메시지 대화나 전화통화처럼 직접적이지 않고, 간단한 이모티콘이나 알림창으로 보여지니 요즘 MZ세대에 맞는 ‘적당한 거리의 소통’과도 잘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실 투두메이트에 이렇게 많은 소통과 팔로우가 이뤄질 지는 예상하지 못한 점이 있다. 앞으로 사용자 간 피드백이나 할일 공개설정, 이모티콘 등 기본적인 소통 부분을 더 채워나갈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