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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platform

‘바람의 나라’로 떠난 한국 게임업계 큰 별 김정주

세계 최초 상용화 그래픽 MMORPG ‘바람의 나라’
넥슨 업계 1위로 만든 인물
미완으로 남은 ‘한국판 디즈니’ 꿈...넥슨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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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한국 게임업계의 ‘맏형’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지난 달 별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54세.

 

NXC는 1일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했다”면서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들어 악화된 것으로 보여 안타까울 뿐”이라고 전했다.

 

김 창업자는 1991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 1993년 카이스트 전산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사과정 중인 1994년 송재경 현 엑스엘 게임즈 대표와 넥슨을 공동창업했다.

 

넥슨의 첫 게임으로 선보인 것은 세계 최초 PC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 나라’다. 김 창업자와 송 대표는 우여곡절 끝에 IBM으로부터 6000만 원의 투자금을 받아 게임을 개발했다.

 

‘바람의 나라’는 1996년 천리안과 유니텔 등 PC통신에서 처음으로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1997년 이후 PC방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2005년에는 매달 요금을 내고 게임을 했던 정액제를 폐지, 캐시 아이템을 구매하는 ‘부분유료화’를 선언했다. 현재까지도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2011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김 창업자는 2005년 넥슨 대표직을 맡은 지 1년 만에 사임, 2006년 11월 넥슨 지주회사인 넥슨홀딩스(현 NXC) 대표로 이동했다. 지난해 7월에는 NXC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나 전문경영인 체재로 개편했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등 굵직한 게임들을 M&A를 통해 인수하면서 넥슨을 명실상부 정상급 게임업체로 키웠다. 2004년에는 메이플스토리 제작사 위젯, 2008년에는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 2010년에는 서든어택 개발사 게임하이를 연달아 인수했다.

 

김 창업자는 생전 아이들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이어왔다. 넥슨은 2013년 아시아 최초 컴퓨터 박물관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개관했다. 찾아가는 책방인 ‘넥슨 작은책방 등의 사업도 추진 중이다.

 

어린이 의료에도 관심을 쏟아왔다. 넥슨은 2014년 국내 최초 어린이재활병원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200억원을 보탰으며, 개원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을 이어왔다.

 

2019년에는 대전충남권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100억원의 기부를 약정했으며, 2020년에는 독립형 어린이 완화의료센터건립을 위해 1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2021년에도 경남권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100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한국판 디즈니’ 꿈 미완으로

넥슨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 변신은 계속

 

김 창업자는 지난해 말 기준 NXC 지분의 67.49%를 보유하고 있다. 자산은 10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김 이사 보유 지분이 어떻게 처리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고인은 생전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세습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판 디즈니’를 꿈꾼 고인의 꿈이 이어질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 창업자는 2015년 출간된 자서전 ‘플레이’에서 “디즈니의 100분의 1이라도 따라가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창업자는 이 책에서 “디즈니에 제일 부러운 건 디즈니는 아이들을 쥐어짜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아이들과 부모들이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돈을 뜯긴다. 넥슨은 아직 멀었다”고 토로했다.

 

‘한국판 디즈니’를 만들기 위해 넥슨은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활발히 펼쳐왔다.

 

지난해 7월에는 디즈니 출신 엔터테인먼트 전문가 닉 반 다이크를 영입,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넥슨 필름&텔레비전’ 조직을 신설했다.

 

지난 1월에는 미국 영화‧드라마 제작사 ‘AGBO’에 6000억원을 투자하면서 “넥슨의 강점 중 하나인 장기간 서비스를 통해 획득한 IP 관리 노하우를 접목해 게임과 영화, TV, 스트리밍, 상품 판매 등 다양한 경로로 글로벌 이용자가 넥슨의 IP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창업자가 경영에 간섭하지 않았던 만큼, 업계는 ‘종합 엔터테인먼트’로의 변화를 천명했던 넥슨의 방향성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전날 사내 공지에서 “이 사회에서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 김 창업자의 생각”이라면서 “저와 넥슨 경영진은 그의 뜻을 이어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더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