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스테이블코인 확산이 금융시장 불안, 외환시장 충격 등 다양한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가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공약으로 내건 상황에서 향후 정책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안정성·준비자산에 관한 신뢰가 훼손되면 디페깅(스테이블코인의 가치가 연동 자산의 가치와 괴리되는 현상)과 대규모 상환 요구가 발생해 '코인런(대규모 코인 인출 사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런 상황이 단기자금시장 충격, 은행 유동성 리스크 등을 통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예금보험이나 중앙은행의 최종대부자 기능처럼 코인런 발생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미비하다. 시장 신뢰 하락에 더 취약한 이유다.
실제로 테라폼랩스가 만든 스테이블코인 루나, 테라는 지난 2022년 '대폭락' 사태를 일으키며 투자자들에게 막대를 손실을 준 바 있다. 당시 미국의 긴축재정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가격이 급락했다. 테라는 자매코인 격인 루나의 발행을 조절해 '1달러=1코인' 가치를 유지하도록 만들어졌는데 테라 가격이 떨어지자 1달러를 맞추기 위해 많은 양의 루나를 발행했고, 이로 인해 루나의 가치는 점점 더 떨어졌다. 가속화되는 디페깅에 위기를 느낀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투매에 나서면서 테라와 루나의 가치는 회복불능 상태에 이르렀다.
테라와 루나를 개발한 테라폼랩스 권도형 전 대표는 현재 사기 등 혐의로 미국에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BIS "안정적인 화폐 역할 충족 못해"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도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BIS는 오는 29일 발간 예정인 연례보고서 초안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통화 주권을 약화할 가능성과 투명성 문제, 신흥국에서의 자본 유출 위험 등을 언급했다.
BIS는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인 화폐의 역할을 충족시키지 못하며, 규제가 없어 금융 안정성과 통화 주권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을 대선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최근 여당에서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 요건을 명시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