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영 원자력 전문기관인 UAE원자력공사(ENEC)와 손잡고 글로벌 원자력 사업 확대에 본격 나선다.
삼성물산은 30일, ENEC과 함께 글로벌 원전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대형 원전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원자력 기반 수소생산, 관련 서비스·장비 분야 투자 등 미래 원자력 에너지 전반에 걸친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은 양사의 기존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추진됐다. 삼성물산은 과거 UAE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으며, 이를 계기로 ENEC과의 신뢰 관계를 지속적으로 쌓아왔다. 이번 협력은 기존 협력의 외연을 넓혀, 중동을 넘어 글로벌 원전 개발시장으로 확장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양사는 향후 협력 범위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 신규 원전 건설 및 운영 사업 ▲ SMR 기술 기반의 차세대 원자력 시스템 개발 ▲ 원자력을 활용한 친환경 수소 생산 프로젝트 ▲ 원자력 관련 기술·장비 기업에 대한 공동 투자 등을 중점 추진 분야로 설정했다. 이와 함께 장기적인 협력을 위한 전략 로드맵도 공동 수립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글로벌 에너지 수요 증가와 탄소중립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원전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양사가 축적한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대형 원전부터 SMR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NEC 역시 이번 협력에 기대를 나타냈다. 모하메드 알 하마디 ENEC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원자력은 안정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전력 공급을 위한 핵심 에너지원”이라며, “삼성물산과의 협력을 통해 신규 원전 투자뿐만 아니라 혁신 기술 개발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협약식은 지난 29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진행됐으며, 삼성물산 오세철 대표이사 사장과 ENEC 모하메드 알 하마디 사장이 직접 참석해 상호 협력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편,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는 원자력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주목하고 있으며, SMR과 같은 차세대 기술은 향후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어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물산과 ENEC의 이번 협력은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대응하는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