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전 세계 브라우저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구글 크롬이 인공지능(AI) 웹브라우저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오픈AI와 퍼플렉시티,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AI를 전면에 내세운 웹브라우저를 잇달아 선보인 가운데, 구글은 자사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를 크롬에 직접 탑재하는 방식으로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구글은 최근 크롬 브라우저에 제미나이 기반 AI 에이전트 기능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브라우저의 역할을 단순히 정보를 보여주는 도구에서 벗어나, 이용자를 대신해 웹을 탐색하고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행동형 AI 플랫폼’으로 확장한 점이다.
새롭게 추가된 ‘자동 탐색(auto browse)’ 기능을 활용하면 이용자는 프롬프트만 입력해도 AI가 여러 웹사이트를 오가며 검색, 비교, 예약, 정보 입력 등의 작업을 연속적으로 처리한다. 쇼핑과 가격 비교, 항공권·호텔 예약, 온라인 양식 작성, 구독 관리, 청구 내역 확인까지 크롬 안에서 자동화가 가능하다.
화면 인식 기반 기능도 강화됐다. 이용자가 보고 있는 웹페이지나 이미지에 대해 별도의 설명이나 다운로드 없이 바로 AI에 질문하거나 수정 요청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여행 블로그에 등장한 카페 사진을 보며 “이와 비슷한 곳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면 AI가 이미지를 인식해 유사한 장소를 찾아준다. 이미지 편집 역시 크롬 사이드 패널에서 즉시 처리할 수 있다.
지메일 등 구글 서비스와의 연동 강점
구글 서비스와의 연동도 크롬 AI 전략의 핵심이다. 지메일과 구글 캘린더, 지도, 문서 등과 연결해 일정 기반 항공권 추천, 이메일 초안 작성, 정보 요약 등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콘퍼런스 참석 일정이 있을 경우 AI가 행사 날짜를 파악해 예산에 맞는 항공편을 제안하고, 동료들에게 보낼 안내 메일까지 작성해 주는 식이다.
전자상거래 영역도 겨냥했다. 구글은 쇼피파이와 타깃 등 주요 유통 업체와 협력해 개발한 범용 상거래 프로토콜(UCP)을 적용했다. 이용자가 이미지나 간단한 요청만 입력하면 AI가 적합한 상품을 찾아 추천하는 구조다. 다만 결제나 주문 확정 단계에서는 반드시 이용자의 최종 승인을 거치도록 했다.
이 같은 AI 기능은 미국 내 ‘AI 프리미엄’과 ‘울트라’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우선 제공된다. 구글은 향후 적용 국가와 언어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AI 웹브라우저 진입이 다소 늦었던 배경으로 반독점 규제 리스크를 꼽는다. 크롬의 글로벌 브라우저 점유율은 약 70%에 달하며, 검색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구글은 그간 규제 당국의 집중적인 감시 대상이었다. 실제로 반독점 소송 과정에서는 최악의 경우 ‘크롬 매각’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미 연방법원 1심 판결에서 법원이 크롬 매각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하면서, 구글이 본격적인 기능 확장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웹브라우저 경쟁은 이미 치열해지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지난해 AI 기반 웹브라우저 ‘코멧’을 출시했고, 오픈AI 역시 챗GPT를 접목한 웹브라우저 ‘아틀라스’를 공개했다. MS는 엣지 브라우저에 AI 비서 ‘코파일럿’을 결합해 검색과 업무 기능을 통합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