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KB금융그룹(회장 양종희)이 ‘생산적 금융’을 그룹 차원의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조직과 투자 체계를 전면 정비한다. KB금융은 30일 「그룹 생산적 금융 협의회」를 출범하고, 신재생에너지·첨단전략산업·혁신기업 등 국가 성장동력 산업에 자금을 집중 공급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협의회에는 KB증권 김성현 대표, KB자산운용 김영성 대표, KB인베스트먼트 윤법렬 대표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참여한다. 의장은 김성현 대표가 맡는다. KB금융은 협의회를 통해 ▲그룹 차원의 전략 방향 설정 ▲계열사별 추진 방안 점검 ▲기업·투자금융 비즈니스 체계 개선 등을 논의하고,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KB국민은행, KB증권, KB자산운용에 전담조직을 신설한다. 국민은행은 ‘첨단전략산업 심사 Unit’, ‘성장금융추진 Unit(가칭)’을 신설해 미래 산업 투자 심사와 금융 지원을 전담한다. KB증권은 관련 산업·기업을 종합 연구하는 리서치 조직을 강화하고, KB자산운용은 첨단산업 특화 운용조직을 새로 출범시킨다. 이를 통해 부동산담보대출 중심의 영업 구조를 점차 줄이고 기업·인프라 금융 비중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KB금융은 이미 신재생에너지 금융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은행은 국내 에너지 금융주선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며 제주한림해상풍력(100MW)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주선했고, 현재 안마(532MW), 신안-우이(390MW), 한동-평대(104MW), 압해(90MW) 등 대형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금융주선을 진행 중이다. 특히 안마와 신안-우이 사업은 각각 사업비 5조원, 3조원 이상 규모로 산업은행과 공동 주선한다.

모험자본 공급도 본격화한다. KB인베스트먼트는 이달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 사업에서 ‘NEXT UNICORN PROJECT’ 스케일업 딥테크 부문 운용사로 선정됐다. 연내 1,500억 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 모빌리티, 에너지, 우주항공 등 차세대 산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KB자산운용은 지난 7월 AI, 바이오, 콘텐츠, 방산, 에너지, 스마트팩토리 등 6대 미래산업에 집중하는 ‘KB 새로운 대한민국 펀드’를 출시해 9일 만에 설정액 300억 원을 돌파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의 본질적 역할은 자본을 생산적인 영역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첨단산업과 신재생에너지 등 국가 미래 성장동력 지원에 그룹 전체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