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LG AI연구원이 미국과 중국 빅테크의 최신 인공지능(AI) 모델을 뛰어넘는 성능의 국산 파운데이션 모델을 공개하며, 대한민국 AI 경쟁력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LG AI연구원은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1차 발표회’에서 자사가 개발한 초대형 AI 모델 ‘K-엑사원(EXAONE)’의 성능을 공식 발표했다.
K-엑사원은 매개변수 2,360억 개(236B) 규모의 프런티어급 파운데이션 모델로, 개발 착수 5개월 만에 글로벌 빅테크가 공개한 최신 오픈 웨이트(Open-weight) 모델과 직접 경쟁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성능·효율성 동시 확보…“비용 장벽 낮춘 프런티어 모델”
LG AI연구원은 K-엑사원이 기존 ‘엑사원 4.0’ 대비 추론 효율성을 크게 높이는 동시에 메모리 요구량과 연산량을 대폭 줄여 성능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LG만의 독자적인 전문가 혼합(Mixture of Experts, MoE) 모델 구조에 하이브리드 어텐션(Hybrid Attention) 기술을 결합한 설계다. 이를 통해 메모리 및 연산 부담을 약 70% 줄였으며, 고가의 최신 GPU 인프라가 아닌 A100급 그래픽처리장치(GPU)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곧 AI 모델 구축·운영 비용을 크게 낮추는 효과로 이어져,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도 프런티어급 AI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벤치마크서 美·中 대표 모델 압도
성능 비교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LG AI연구원은 알리바바의 최신 오픈 웨이트 모델인 ‘큐웬3(Qwen3) 235B’를 1차 목표 모델로 설정하고 성능을 검증했다.
13개 주요 벤치마크 평균 점수에서 K-엑사원은 72.03점을 기록해, 큐웬3 235B(69.37점) 대비 약 104%의 성능을 달성했다. 오픈AI의 최신 오픈 웨이트 모델 ‘GPT-OSS 120B’(69.79점)와 비교해서도 약 103% 수준의 성능을 기록했다.
해당 경쟁 모델들은 글로벌 AI 분석 전문 기관 ‘아티피셜 어낼리시스(Artificial Analysis)’의 인텔리전스 지수 평가에서 각각 오픈 웨이트 모델 기준 6~7위에 오른 바 있다. LG AI연구원은 이번 1차 평가 결과를 토대로 K-엑사원이 오픈 웨이트 모델 기준 ‘글로벌 톱5’ 진입이 가능한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자체 평가했다.
“AI 3강 국가 도약 위한 게임 체인저”
LG AI연구원은 이번 성과를 시작으로 조(兆) 단위 매개변수 규모의 글로벌 최상위 모델과 본격 경쟁할 수 있도록 K-엑사원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모델 개발을 넘어 산업·공공·국가 전략 전반에 활용 가능한 ‘국가급 AI 인프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대한민국을 미국·중국에 이어 ‘AI 3강 국가’로 도약시키기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로도 해석된다.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전략과도 맞물리며, 민관 협력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구광모 ㈜LG 대표는 최근 2026년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변곡점에서는 지금까지의 성공 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혁신을 위해서는 생각과 행동의 전환, 그리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K-엑사원 프로젝트는 이러한 LG의 중장기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LG AI연구원 관계자는 “LG만의 차별화된 AI 아키텍처와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K-엑사원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산업 경쟁력은 물론 국가 AI 역량 강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