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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중공업, 美 7,900억 초고압 전력기기 수주… AI 시대 전력 인프라 핵심 공급자로 부상

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효성중공업이 미국에서 약 7,900억 원 규모의 초고압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단일 프로젝트 기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이자,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가운데 최대급 전력 설비 수주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계약에는 765킬로볼트(kV) 초고압 변압기와 리액터 등 핵심 송전 설비가 포함됐다. 이는 대용량 전력을 장거리로 안정적으로 송전하는 데 필수적인 장비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산으로 급증하는 미국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기반 설비다.

 

AI·데이터센터 시대… 초고압 송전 기술 수요 확대

 

미국은 향후 10년간 전력 수요가 약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고밀도 연산 환경 특성상 대규모 전력을 지속적으로 소비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765kV급 초고압 송전망은 기존 345kV·500kV 대비 송전 손실을 줄이고 전력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는다.

 

효성중공업은 이미 지난해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시장에서 765kV 변압기와 800kV 차단기를 포함한 초고압 설비 풀 패키지를 공급하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추가 수주는 미국 초고압 송전 시장에서의 주도적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 유일 765kV 생산 거점… 현지화 전략 결실

 

효성중공업은 2020년부터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에서 765kV 초고압 변압기를 설계·생산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현재 미국 내에서 이 등급 장비를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시설로, 현지 수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이다.

 

회사는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약 4,400억 원을 투자해 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며, 완료 시 미국 최대 규모 초고압 변압기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지 생산 기반은 공급망 안정성과 프로젝트 대응 속도를 동시에 확보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네트워크 인프라의 디지털화… 스마트 그리드 연계

 

초고압 설비는 단순 하드웨어를 넘어 디지털 전력망과 결합된다. 최신 변압기와 차단기는 센서 기반 상태 모니터링과 데이터 분석 기능을 통해 예지 정비와 운영 효율을 높인다. 이는 스마트 그리드 환경에서 실시간 전력 흐름 관리와 장애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업계에서는 AI 기반 전력 수요 예측과 자동화 제어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초고압 설비가 데이터 중심 전력 인프라의 핵심 노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 효성중공업의 기술 포트폴리오는 이러한 디지털 전력망 구축 흐름과 맞물린다.

 

전략적 리더십… 미국 전력망 파트너십 강화

 

이번 수주는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이 직접 주도한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미국 에너지·전력 산업 주요 관계자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며 사업 기회를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조 회장은 “AI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인프라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멤피스 공장을 중심으로 미국 전력망 안정화의 핵심 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765kV 변압기의 상당 부분을 공급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초고압 설비 풀 라인업을 기반으로 미국 전력망 구축의 핵심 공급자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전력 생태계 핵심 축으로

 

이번 계약은 전력 인프라가 AI·데이터센터 중심 경제 구조에서 전략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초고압 송전 기술과 디지털 전력 관리 시스템이 결합된 차세대 그리드는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의 미국 수주는 단순 설비 공급을 넘어, 데이터 기반 전력 인프라 생태계의 핵심 공급자로 도약하는 전환점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