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지난해 카드업계는 그야말로 ‘한파’를 겪었다. 소비심리 회복 지연, 가맹점수수료 인하 기조 지속,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 구조적 압박 요인이 겹치며 단기 실적 중심의 성과를 내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졌다. 일부 카드사들은 성장 정체와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이 같은 업황 속에서도 우리카드는 ‘체질 개선’을 앞세워 내실을 다지며 정체 국면을 벗어나 성장 전환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기 실적 개선에 매몰되기보다 고객 기반 정상화와 포트폴리오 재편, 조직 혁신에 집중한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객 기반 정상화…신규 모집 107만좌
우리카드는 2024년 말 기준 회원 기반 약화와 자산 포트폴리오 부담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외형 성장에 비해 이용회원 수의 질적 정체가 나타났고, 수익 변동성과 리스크 부담도 누적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초 취임한 진성원 사장 체제에서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체질 개선’ 전략을 가동했다. ▲고객 기반 정상화 ▲자산 포트폴리오 재정비 ▲업무 방식 혁신을 3대 축으로 삼고 단기 수익성보다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무게를 실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고객 기반 회복이다. 모집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을 전면 재정비한 결과, 2025년 신규 모집 107만좌를 달성했으며 이용회원 수도 증가세로 전환했다. 단순 발급 확대가 아닌 실제 이용회원 수 증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특히 8개 카드사 가운데 지난해 3분기 기준 유일하게 휴면카드가 감소한 카드사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단기 수익성보다 고객 생애 가치(LTV)를 중시한 전략적 선택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량자산 중심 리밸런싱…수익 구조 안정화
금융 환경 역시 녹록지 않았다. 대출 규제 강화와 그룹 보통주 자본비율(CET1) 상향 등 자본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카드사의 자산 운용 부담은 커졌다.
우리카드는 우량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수익 구조 안정화에 나섰다. 건전성과 효율성을 기준으로 자산을 재편하며 변동성을 낮추고, 기대만기수익 관리 체계를 정교화했다. 그 결과 업황 부진 속에서도 실질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 관계자는 “건전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기반으로 중장기 수익 안정화 토대를 마련했다”며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체력을 갖춘 카드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조직문화 혁신…‘보이지 않는 경쟁력’ 강화
재무지표 외에 조직문화 변화도 주목된다. 팀제 개편을 시작으로 이메일 중심 보고 문화 정착, CEO와 실무자가 직접 참여하는 대면 회의 확대 등 의사결정 구조를 간소화했다. 이는 실행 속도와 현장 대응력을 높이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내부 평가다.
단기간에 수치로 드러나지 않지만, 조직의 펀더멘털 개선이 장기 성장의 토대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26년 경영목표 ‘Growth in Market’
우리카드는 2026년 경영목표로 ‘Growth in Market(시장 안에서의 성장)’을 제시했다. 단기 외형 확대가 아닌, 시장 내 경쟁력 강화를 통한 질적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지속성장모델 확립 ▲수익 안정성 확보 ▲리스크 관리 고도화 ▲Soft 경쟁력 강화 등 4대 핵심 전략을 집중 추진한다.
지속성장모델 확립을 위해 고객 모집 역량을 강화하고,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회원 관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사용자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고객 중심 App Rebuilding’을 통해 디지털 경쟁력도 끌어올린다.
수익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는 카드 프로세싱 경쟁력 강화와 신시장 발굴을 병행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 리스크 관리 고도화도 병행해 신용 정책 정교화와 잠재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내부통제 및 소비자 보호 체계를 고도화하고, 임직원이 일하고 싶은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등 Soft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싣는다. 그룹사 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는 외부 변수 속에서도 내실을 다진 의미 있는 한 해였다”며 “축적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2026년은 시장 성장의 본격적인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전반이 저성장과 규제 환경 속에서 방향성을 모색하는 가운데, 우리카드의 ‘체질 중심 성장 전략’이 카드업계의 새로운 전환 모델이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