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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업체 갑질' 쿠팡에 과징금 21억원

공정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행위 시정명령 븡
목표 이익률 미달하면 납품업체에 단가 인하 요구

 

투데이e코노믹 = 우혜정 기자 |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홍역을 치른 쿠팡이 이번에는 납품업체를 상대로 단가 인하와 광고비 부담을 강요한 혐의로 공정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상품대금을 최대 7개월 넘게 늑장 지급한 사실도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1억85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쇼핑 시장 1위 사업자의 거래 관행에 제동을 건 조치라는 평가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쿠팡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주요 납품업체와 순수상품판매이익률(PPM)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점검했다. 경쟁사가 가격을 낮추면 쿠팡도 ‘최저가 매칭’ 정책에 따라 판매가를 인하했고, 이로 인해 목표 이익률에 미달할 경우 납품업체에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했다.

 

PPM은 매출액에서 마진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공정위는 쿠팡이 사실상 구속력 있는 목표치를 설정해 마진 하락분을 납품업체에 보전하도록 한 것은 직매입 거래의 본질을 훼손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직매입 거래는 유통업자가 재고 위험과 가격 변동 위험을 부담하는 구조라는 점에서다.

 

대규모 대금 지급 지연도

 

같은 기간 쿠팡은 매출총이익률(GM) 목표도 별도로 설정했다. 목표에 미달하면 광고비, 쿠팡체험단 프로그램 수수료, 프리미엄 데이터 수수료 등을 납품업체에 부담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상품 발주를 중단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며 압박한 정황도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를 납품업자에게 불이익을 준 행위로 보고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대금 지급 지연도 대규모로 이뤄졌다. 쿠팡은 2021년 10월부터 2024년 6월까지 2만5700여개 납품업체와의 직매입 거래에서 상품대금 약 2809억원을 법정 기한(상품수령일로부터 60일) 내 지급하지 않았다.

 

지급이 최대 233일 늦어진 사례도 있었으며, 지연이자만 8억5000만원을 넘었지만 이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관련 조항 도입 이후 직매입 대금 지급 기한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첫 사례다.

 

또 2020년 9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쿠팡체험단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실제 체험에 참여하지 않아 미소진된 상품 비용 약 5억3600만원을 납품업체에 반환하지 않았다.

 

쿠팡은 2024년 매출 36조1276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고려하면 과징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가 납품업체의 실제 피해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하지 못해, 단가 인하 요구와 광고비 전가 행위에 각각 정액 과징금 상한(5억원)을 적용하고 대금 지연 관련 과징금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제재 수위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쿠팡은 2021년에도 경쟁 온라인몰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광고를 강매한 혐의로 32억9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다만 서울고등법원이 지난해 행정처분을 취소했고,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