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글로벌 광물 기업과 손잡고 동남아 배터리 공급망 강화에 나섰다.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배터리 원자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배터리 재활용과 순환경제가 미래 배터리 산업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12일 서울 양재사옥에서 중국 저장화유리사이클링테크놀로지(Zhejiang Huayou Recycling Technology, 화유리사이클)와 **‘인도네시아 전기차(EV) 배터리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현대차그룹 미래전략본부장 정호근 부사장과 화유리사이클 바오 웨이 대표 등 양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화유리사이클은 글로벌 코발트 생산 1위 기업인 화유코발트의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로, 배터리 소재 회수 및 재활용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인도네시아 배터리 거점 활용… 재활용 밸류체인 구축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안정적인 순환경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 공장인 **‘HLI 그린파워(HLI Green Power)’**에서 발생하는 배터리 생산 스크랩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구조를 마련한다.
회수된 배터리 폐기물은 화유리사이클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운영하는 재활용 거점으로 운송되며, 이곳에서 파쇄 및 분쇄 과정을 거쳐 ‘블랙매스(Black Mass)’ 형태로 전처리된다.
블랙매스는 폐배터리를 물리적으로 분쇄해 만든 검은색 분말 형태의 중간 가공품으로, 니켈·코발트·리튬 등 다양한 핵심 금속을 함유하고 있다. 이후 후처리 공정을 통해 주요 광물을 추출하면 새로운 배터리 원소재로 다시 활용할 수 있다.
이번 협력은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크랩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는 동시에 원자재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전기차 확대 속 배터리 순환경제 중요성 커져
전기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배터리 원자재 확보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니켈, 코발트, 리튬 등 배터리 핵심 광물은 공급망 리스크가 큰 전략 자원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단순한 배터리 생산을 넘어 배터리 생산–사용–재활용으로 이어지는 ‘배터리 순환경제(Battery Circular Economy)’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배터리 재활용은 원자재 확보뿐 아니라 탄소 배출 감소와 환경 규제 대응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럽연합(EU) 배터리 규정 등 주요 환경 규제는 배터리 생산 시 일정 비율 이상의 재활용 원자재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전기차 폐배터리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시점에 배터리 재활용 산업 규모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니 EV 생태계 확대… 배터리 공급망 강화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전기차 전략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으로 배터리 원자재 확보 측면에서 중요한 지역이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력해 완성차 생산 공장과 배터리셀 생산 공장을 구축하며 현지 EV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HLI 그린파워 배터리셀 공장은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동남아 최초의 전기차 배터리셀 생산 거점으로, 현대차와 기아 전기차에 공급될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배터리 생산 이후 단계인 재활용까지 포함한 ‘폐쇄형 배터리 공급망(Closed-loop Supply Chain)’ 구축의 첫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배터리 생애주기 전체 아우르는 순환경제 구축”
현대차그룹은 향후 협력 범위를 확대해 수명이 다한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과 소재 회수 등 배터리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배터리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의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해 전기차 배터리 순환경제 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글로벌 배터리 산업에서 재활용 기술과 공급망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배터리 재활용은 미래 배터리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