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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일반/과학

삼성화재 “ADAS 성능 높을수록 실제 사고율도 낮아”…KNCAP 고득점 차량 효과 확인

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첨단운전자지원장치(ADAS)의 성능이 높을수록 실제 교통사고 발생률과 사망·중상 사고율도 함께 낮아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ADAS 탑재 여부를 넘어, 같은 기능이라도 성능 차이가 실제 안전성 격차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24일 ‘KNCAP ADAS 성능점수별 사고율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국내 자동차 안전도 평가(KNCAP)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차량일수록 실제 사고율이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은 국토교통부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ADAS 성능 평가를 실시한 총 121개 차량 모델과 2018년부터 2024년까지 7년간 축적된 약 83만건의 사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기능 탑재보다 성능이 더 중요”…실제 사고 데이터로 입증

 

연구소에 따르면 KNCAP ADAS 평가에서 85.1점 이상(5성·1등급)을 받은 차량은 85.0점 이하(4성·2등급 이하) 차량보다 주요 사고 유형 전반에서 더 낮은 사고율을 보였다.

 

차량 간 추돌을 막는 차량 감지 AEBS의 경우, 고득점 차량은 저득점 차량보다 추돌 사고율이 11.5% 낮았고 사망 사고율은 41.9%, 중상 사고율은 16.0% 낮았다. 보행자 감지 AEBS 역시 차대인 사고율이 8.8% 낮았고, 사망 사고율은 15.6%, 중상 사고율은 15.3%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차선 유지 기능인 LKAS에서도 효과가 확인됐다. 고득점 차량은 차로이탈·중앙선 침범 사고율이 7.3% 낮았고, 사망 사고율은 14.0%, 중상 사고율은 11.2% 감소했다.

 

특히 사각지대감시장치(BSD)는 차선변경 사고에서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고득점 차량은 저득점 차량보다 사고율이 45.8% 낮았고, 사망 사고율은 38.9%, 중상 사고율은 34.0% 낮았다. 후측방접근충돌방지장치(RCCA)도 후진 중 사고율이 34.3% 낮게 나타났다.

 

ADAS 고도화, 사고 예방 기술의 실효성 입증

 

이번 결과는 ADAS가 단순 편의 기능이 아니라 실제 교통사고를 줄이는 핵심 안전 기술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장착 여부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성능 격차가 실제 사고 감소 효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향후 자동차 안전 경쟁의 중심이 ‘탑재 유무’에서 ‘기술 완성도’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

 

보행자 감지 AEBS의 경우 2020년 이후 야간 저조도 평가를 받은 차량이 미평가 차량보다 야간 사고율이 11.8% 낮았고, LKAS도 평가 기준이 강화된 2020년 이후 차량이 이전 평가 차량보다 사고율이 7.2% 낮았다. RCCA 역시 자동제동 성능이 포함된 2020년 이후 평가 차량의 사고율이 2019년 이전보다 40.8% 낮았다. 평가 기준 강화가 제조사의 기술 개선을 유도했고, 이것이 실제 도로 안전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저성능 ADAS 과신 금물”…평가제도 확대 필요

 

연구소는 ADAS 기능이 탑재됐더라도 성능이 낮은 차량에서는 기대만큼의 안전 효과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운전자가 시스템을 지나치게 믿고 주행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박원필 수석연구원은 “동일한 기능의 ADAS라도 성능 차이에 따른 실제 사고율 편차가 매우 크게 나타났다”며 “저성능 ADAS 장착 차량 운전자는 특히 시스템을 맹신하거나 과신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유럽은 더 앞서가는데…KNCAP 평가 범위 넓혀야

 

연구소는 이번 분석을 계기로 국내 KNCAP 평가체계의 고도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현재 KNCAP의 AEBS 평가는 동일 방향 전방 차량과의 추돌 사고 예방 중심이지만, 유럽 Euro NCAP은 교차로 횡단 차량, 맞은편 중앙선 침범 차량, 자전거와 이륜차 충돌까지 평가 범위를 넓히고 있다.

 

후진 안전에서도 차이가 있다. KNCAP은 후진 중 차량 간 충돌 예방 중심이지만, Euro NCAP은 후진 중 보행자 충돌 방지 기능까지 평가한다.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흐름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 안전 평가도 보다 다양한 실도로 위험 시나리오를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험 할인도 ‘장착 여부’ 아닌 ‘실제 성능’ 반영해야

 

이번 분석은 보험 상품 설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재 일부 ADAS 할인 특약은 기능 탑재 여부를 기준으로 적용되지만, 연구소는 실제 사고 감소 효과와 성능 차이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차량 안전 경쟁력이 단순 옵션 숫자가 아니라 실제 사고 예방 능력, 소프트웨어 제어 수준, 센서 정밀도 등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ADAS가 본격적인 ‘차량 안전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국면에서, 공인 평가와 실제 사고 데이터의 연계 중요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