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이혜진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인공지능 전환(AX)을 전면에 내세우며 글로벌 배터리 경쟁에서 ‘게임 체인저’ 전략을 선언했다. 단순 생산 확대가 아닌 AI 기반 생산성 혁신으로 경쟁의 룰 자체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는 13일 전사 메시지를 통해 “AX는 생존과 직결된 필수 과제이자 경쟁의 판을 바꿀 절호의 기회”라며, 2028년까지 전사 생산성을 50%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기존 ‘2030년까지 생산성 30% 개선’ 목표를 대폭 상향한 것으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양적 경쟁은 한계”…AI로 ‘질적 격차’ 만든다
김 CEO는 현재 배터리 산업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규정했다. 주요 경쟁사들이 정부 지원과 대규모 인력을 기반으로 ‘규모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단순 증설 중심 전략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신 LG에너지솔루션은 AX를 통해 핵심 자산 중심의 경쟁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가 보유한 배터리 기술 특허, 30년 이상 축적된 생산 노하우, 숙련 인력을 AI와 결합해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는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넘어 설계·공정·품질·공급망까지 전 영역을 AI로 재구성하는 ‘엔드투엔드 AX’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 CEO 직속 ‘AI 거버넌스’…전사 실행 체계 구축
AX 실행을 위한 조직과 인프라도 대폭 강화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월 CEO가 직접 주재하는 ‘AI 거버넌스 위원회’를 운영해 AI 도입 전략과 보안, 변화관리 이슈를 점검하고 있다.
또한 기업형 AI 플랫폼(Enterprise AI Platform)을 구축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확대하고, 국가핵심기술 보호가 필요한 영역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현장 적용을 위한 교육도 병행된다. 전사 구성원을 대상으로 AI 활용 역량 교육을 확대해 기술 도입 속도를 높이고, 현업 중심의 실질적인 생산성 개선으로 연결하겠다는 방침이다.
■ “AX는 인력 대체 아닌 ‘업무 재정의’”
AI 도입에 따른 고용 불안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 CEO는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도구”라며 “비효율적인 업무를 줄이고 사업적 임팩트를 만드는 핵심 업무에 집중하게 하는 변화”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업무 구조 재설계’ 수준의 조직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반복 작업은 AI에 맡기고, 인력은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 배터리 산업 경쟁 축 ‘AX’로 이동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선언을 배터리 산업 경쟁 패러다임 변화의 신호로 보고 있다. 그동안 생산능력(CAPA) 확대와 수주 경쟁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생산 효율성과 품질, 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AI 활용 역량이 핵심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기차 수요 변동성과 원재료 가격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생산성 개선과 비용 절감은 기업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김 CEO는 “시도하고, 피드백하고, 빠르게 보완하는 방식으로 AX를 추진할 것”이라며 “누구도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만드는 ‘이기는 혁신’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제시한 ‘2028년 생산성 50%’ 목표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