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 한국 증시에서 ‘중복 상장’ 논란이 반복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바로 LG그룹과 LS그룹이다. 두 그룹은 유독 자회사 쪼개기 상장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나 개별 기업의 일탈이 아니라, 이들이 채택한 지배구조 모델과 사업 확장 방식이 구조적으로 만들어낸 결과에 가깝다. 핵심은 ‘한국형 지주회사 시스템’이다. LG그룹은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한 대표적 사례다. 지주회사 아래 여러 사업 자회사를 두고, 성장성이 높은 사업이 나타나면 이를 물적 분할해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 상장시키는 방식이 반복됐다. 표면적으로는 신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합리적 선택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존 주주 입장에서 보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모회사에 투자했는데, 가장 성장성이 높은 핵심 사업이 분리돼 상장되면서 ‘알짜 자산’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남는 것은 껍데기와 불확실성, 그리고 주가 디스카운트다. LS그룹의 경우 방식은 다르지만 결론은 유사하다. LS는 LG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 ‘자율 경영’과 ‘독립 채산제’를 앞세운 구조를 유지해왔다. 각 계열사가
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 최근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대기업들에서 연이어 불거지는 성비위 사건과 그에 대한 미온적 대응은 우리 사회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건 하나하나를 떼어 놓고 보면 ‘불행한 일탈’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반복성과 처리 방식은 이것이 개인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구조적 병리임을 분명히 말해준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와 언론을 통해 드러난 여러 사례들은 공통된 패턴을 가진다. 피해자가 용기를 내 문제를 제기하면, 조직은 진상 규명보다 먼저 ‘파장 관리’에 들어간다. 그리고 가해자에게 내려지는 것은 대개 감봉, 정직, 전보 같은 상징적 징계다. 이쯤 되면 기업 내부의 성폭력은 범죄가 아니라 ‘관리 대상 리스크’로 취급되고 있는 셈이다. 솜방망이 처벌이 만든 ‘구조적 방임’ 성비위는 단순한 직장 내 갈등이 아니다. 위계와 권력을 이용한 폭력이며, 인간의 존엄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들은 이를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징계” 수준으로 축소한다. 정직 몇 개월, 지방 발령, 대기발령…. 이런 조치가 피해자에게 어떤 의미일까. “가해자는 곧 돌아온다”는 통보와 다름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징계 기간 중 가해자의 ‘
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 금융투자업계에서 실적은 경영자의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되곤 한다. NH투자증권 윤병운 대표에게도 2025년의 성적표는 그 자체로 든든한 방패처럼 보였다. 대표주관 실적 5,876억 원으로 업계 3위에 올라섰고, 전년도 4위에서 한 단계 상승하며 취임 이후의 가파른 호실적 흐름을 숫자로 증명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NH투자증권을 감싸는 공기는 이 화려한 숫자들과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2026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차기 대표 인선이 가시화되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윤 대표의 '숫자'가 아니라 그 이면에 가려진 '신뢰의 구멍'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실적은 과거를 설명하지만, 평판은 미래의 생존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IB 시장의 생리는 현재의 숫자가 미래의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냉정하다. IPO는 오늘 수임해 내일 상장시키는 단기전이 아니다. 딜 수임부터 실제 상장까지 대개 2~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5년의 준수한 실적은 사실 2022~2023년 무렵 확보한 파이프라인이 무난히 완주된 결과, 즉 과거의 유산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경영자의 진정한 역량은 현재의 숫자가 아니
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 ㈜한화가 방산·조선해양·에너지·금융을 담는 존속법인과 테크·라이프 부문 신설법인(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으로 인적분할을 결의하면서, 한화그룹의 3세 경영 구도가 한층 선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는 “복합기업 디스카운트 해소”와 “사업군별 신속한 의사결정”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재편을 승계·역할 분담(일각의 계열분리 가능성 관측 포함)의 연장선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화는 인적분할을 6월 임시주주총회 등 절차를 거쳐 7월 중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 기준 존속 76.3%, 신설 23.7%로 제시됐고, 주주환원 강화를 위해 자사주 5.9% 소각과 최소배당 상향(800원->1000원) 등 ‘주주가치 제고 패키지’도 함께 내놨다. “가치 제고”와 “승계 신호”가 동시에 읽히는 이유 이번 분할로 신설법인 아래에는 한화비전·한화세미텍·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사업과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라이프 계열이 묶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테크·라이프 축은 그간 김동선 부사장의 관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영역으로 꼽히면서, 시장에서는 “사업군이 분리된 의사결
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 ㈜한화가 테크·라이프 부문을 떼어내는 인적분할을 전격 단행한 배경을 두고 시장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회사는 ‘복합기업 디스카운트 해소’와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시점과 구조를 놓고는 지배구조 재편과 경영 승계 정비라는 보다 복합적인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복합기업 디스카운트 해소”…주주들은 왜 이제야 묻는다 ㈜한화는 방산·조선·에너지·금융을 담당하는 존속법인과, 테크·라이프 사업을 묶은 신설 지주회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로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회사 측은 그동안 저평가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복합기업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주주들 사이에서는 “복합기업 구조의 한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왜 지금인가”라는 질문이 나온다. 한화는 수년간 방산과 조선, 에너지 중심의 주력 사업이 재평가받는 동안에도 유통·서비스·기계·로봇 사업을 같은 법인에 묶어 두며 구조 개편을 미뤄왔다. 이번 분할과 함께 자사주 5.9% 소각, 배당 상향 등 주주환원책을 동시에 내놓은 점도 긍정적이지만, 일각에서는 “분할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상쇄하기 위한 방어적 카드”라는 시각
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사과는 형식만 남고 내용은 비어 있었다. 국민과 조합원 앞에 고개를 숙였지만, 그 고개는 끝내 자신의 자리에서는 내려오지 않았다. 이번 사과는 책임의 시작이 아니라, 책임 회피의 완성에 가깝다. 최고 책임자가 직접 사과에 나섰다는 사실만으로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이번 사태의 무게가 너무 크다. 농협을 둘러싼 신뢰 붕괴는 단순한 관리 실패나 현장 문제로 치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럼에도 강 회장의 사과문에는 사임은커녕, 거취를 고민했다는 최소한의 언급조차 없었다. 책임은 인정했지만, 책임을 지지는 않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강 회장은 “쇄신”을 말했다. 그러나 그 쇄신은 추상적이고 공허하다. 무엇을 바꾸겠다는 것인지, 누구를 책임지게 하겠다는 것인지, 언제까지 어떤 결과를 내겠다는 것인지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았다. 책임 없는 쇄신, 인적 교체 없는 개혁은 결국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다른 표현일 뿐이다. 농협은 수차례 같은 장면을 반복해 왔다. 사고가 터지면 사과하고, 쇄신을 약속하고,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 달라진 것은 없고, 신뢰는 더 무너졌다. 그 중심에 항상
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 농협은 늘 ‘농민을 위한 조직’을 자임해 왔다. 그러나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특별감사 결과를 보면, 농협이 지켜온 것은 농민이 아니라 자기 조직과 간부들의 안위였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공금은 제 주머니처럼 쓰였고, 범죄 의혹은 ‘내부 문제’라는 이유로 덮였다. 농협이 더 이상 협동조합이라 부르기 어려운 이유다. 경영 위기를 이유로 ‘비상 경영 체계’를 선포했던 농협중앙회는 정작 내부에서는 농민의 돈을 아낌없이 풀어 썼다. 활동 내용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비상임 이사와 감사, 조합감사위원에게 매달 수백만 원의 수당을 지급했고, 심지어 이사회 현장에서 즉석 안건으로 1억5천만 원이 넘는 특별수당을 결정해 나눠 가졌다. 경영 위기 속에서 고통을 감내해야 할 주체는 농민이었지만, 혜택을 누린 것은 간부들이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태도다. 성추행과 업무상 배임이라는 중대한 범죄 혐의가 제기된 직원들에 대해 농협은 고발은커녕 형식적인 징계로 사건을 정리했다. 징계를 논의하는 인사위원회는 내부 인사들로만 채워졌고, 성폭력 사건에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성별 구성 기준조차 지키지 않았다.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피
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 디지털 사회에서 개인정보는 더 이상 단순한 ‘정보’가 아니다. 그것은 개인의 정체성이며, 금융·소비·이동·관계 전반을 연결하는 삶의 인프라다. 국민이 통신사와 플랫폼 기업에 개인정보를 맡기는 이유는 편의성 이전에 ‘신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반복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이 신뢰의 토대를 흔들고 있다. 문제는 사고 그 자체보다, 사고 이후 책임기업이 내놓는 보상안이 과연 국민의 기대와 법적·윤리적 책임 수준에 부합하는지다. 기업들은 사고가 발생하면 신속한 사과와 함께 위약금 면제, 데이터 추가 제공, 멤버십 혜택, 무료 보험 가입 등의 보상책을 내놓는다. 겉으로 보면 대규모이고 전례 없는 조치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불편에 대한 보상’에 머물러 있을 뿐 ‘침해된 권리에 대한 배상’이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하다. 개인정보 유출은 단기간의 서비스 불편 문제가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2차·3차 피해로 확산될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유출된 정보는 되돌릴 수 없다. 비밀번호는 바꿀 수 있어도, 주민등록번호·연락처·이용 이력·행동 패턴은 평생 따라다닌다. 피싱, 스미싱, 금융사기, 신분 도용, 맞춤
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 신세계그룹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단순한 보안 사고를 넘어, 대기업의 위기 대응과 책임 의식이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본사와 협력사 직원 등 8만여 명의 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를 인지하고도 이틀 뒤에야 신고하고 지금까지도 핵심 경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신세계 IT 계열사 신세계I&C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정작 피해를 입은 직원들과 사회가 알고 싶은 질문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악성코드 감염이라는 표현만 반복할 뿐, 내부 소행인지 외부 해킹인지, 어떤 시스템과 경로를 통해 정보가 빠져나갔는지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는 말로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보안 사고에서 ‘조사 중’이라는 말은 일정 기간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정보 유출을 인지한 시점이 지난 24일이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한 시점이 26일 오후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대응은 지나치게 느리고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대외 공지가 금요일 오후 6시 이후 이뤄졌다는
투데이e코노믹 = 박재형 기자 | 신한카드에서 발생한 가맹점 대표자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단순한 내부 직원의 일탈로 치부하기엔 금융권 전체에 던지는 경고가 결코 가볍지 않다.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영업 과정에서 약 19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금융 보안의 또 다른 취약 지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신한카드는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전화번호와 성명, 생년월일 등이 포함된 개인정보가 일부 직원의 부적절한 영업 행위 과정에서 외부로 제공됐다고 밝혔다. 주민등록번호나 카드번호, 계좌번호 등 민감한 금융정보는 포함되지 않았고, 일반 고객 정보도 유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 해킹이나 외부 침투가 아닌 만큼 추가 확산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럼에도 이번 사안이 갖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금융권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더 이상 ‘시스템 보안’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영업 구조와 성과 압박, 내부 통제의 허점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유출은 신규 카드 모집 실적을 높이기 위한 내부 직원의 일탈에서 비롯됐다. 이는 금융회사 내부에서 여전히 실적 중심 문화가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