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e코노믹 = 유서진 기자 | SK텔레콤이 해킹 사고 여파로 번호이동한 가입자 위약금을 면제를 결정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이를 포함해 다음달 통신 요금을 50% 할인하는 등 5000억원 규모 고객 보상안을 제공한다. 정보보호 투자액도 확대하기로 했다.

유영상 SKT 사장은 서울 중구 SKT 사옥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SKT 모든 임직원은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를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사이버 침해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고객과 사회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14일까지 해지 예정인 고객까지 위약금 면제

SKT는 침해사고 이후 해지 고객을 비롯해 오는 14일까지 해지 예정인 고객까지 위약금을 면제한다. 단 사고 발생 이후인 4월 19일 이후 가입자는 해당되지 않는다.

8일부터 T월드 홈페이지에서 환급 금액을 조회할 수 있고 환급 신청은 15일부터 가능하다. 

위약금 면제는 이미 납부한 금액을 환급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단말기 할부금은 통신 서비스 약정과 별개 계약이라 이번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8월 통신요금 50% 할인, 연말까지 데이터 추가 제공

8월 통신요금 50% 할인도 제공한다. 별도 신청 없이 8월 통신 요금(월정액+문자·음성·데이터통화료)에서 50% 할인이 자동 적용된다. 

SKT는 알뜰폰사업자와 협의해 SKT 망을 쓰는 알뜰폰 고객의 8월 통신 요금도 50% 할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매월 데이터 50GB를 추가 제공한다. 데이터가 제한되는 일부 요금제는 50GB가 기본 제공되지 않으며 법정대리인이 제공 여부를 선택하도록 할 방침이다.

T멤버십 혜택도 늘린다. 8월부터 매월 50% 이상 할인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SKT는 매월 3개 제휴사를 선정하고 10일 단위로 릴레이 할인을 제공한다. 확대한 T 멤버십 할인은 연말까지 진행하며 신규 가입하는 고객도 적용된다. 또 해지 고객이 6개월 이내 재가입하면 가입 연수, 멤버십 등급을 원상복구해 제공한다. 

5년간 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SKT는 이날 '정보보호혁신안'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를 시행한다. 정보보호 전문 인력을 기존 대비 2배로 확대한다. 

기금 100억원을 출연해 국내 정보보호 생태계 활성화에도 나설 예정이다. 

최신 사이버 위협까지 대응 가능한 모바일 단말 보안 솔루션' 짐페리움'을 모든 가입자에게 하반기부터 1년간 무상으로 제공한다. 

이번 해킹 사고로 유심 복제 피해가 일어날 경우 외부 기관과 피해 보상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사이버 침해 보상 보증 제도'를 도입한다. 사이버 침해 관련 기업 보험 한도는 기존 1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한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조직은 CEO 직속으로 격상해 책임과 역할을 강화한다. SKT는 지난 1일자로 아마존과 삼성전자를 거친 이종현 CISO를 새로 임명했다.

이밖에 이사회에 보안 전문가를 영입하고 회사 보안 상태를 평가하고 개선하는 레드팀도 신설할 방침이다. 향후에는 '제로 트러스트'기반 정보보호 체계를 구축하고, 철저한 인증·권한 관리, 망 세분화, AI기반 통합보안관제, 암호화 등 정보보호 수준을 높이는 조치를 이어갈 계획이다. 

SKT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주관하는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 인증 대상을 이동통신 인프라 및 시스템으로 확대하는 한편 공공기관만 의무 시행중인 개인정보 영향 평가도 적용한다. 또 사내 개발·운영 프로세스를 개인정보보호 중심으로 설계하고 차세대 정보보호 기술 개발을 위한 산학연 연계 R&D도 추진한다. 

회사 보안 수준을 학계 권위자와 사이버 수사 자문위원 등 업계 전문가로 구성한 그룹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와 연계해 검증한다. 화이트 해커들과 함께 정기적 모의 해킹을 통한 취약점 점검 및 개선 활동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SKT는 대리점에 신규 영업정지 기간 예상 판매량을 계산해 건당 15만원을 지급한다. 이와 함께 대리점 규모별로 피해액을 산정해 추가 지원도 제공한다. 대리점 보상 지급 시기는 이달 말로 계획했다. 

유영상 사장은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시정조치는 물론 재발방지책을 신속히 이행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다시 진심으로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